피고인 신문서 그룹 미래전략실 아닌 삼성전자 소속 강조
전경련 탈퇴, 미전실 해체 등 최 전 부회장 코치에 따른 결정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자신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법정에서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제50차 공판에서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은 최 전 부회장의 신문에 이어 오후 4시 35분 쯤부터 시작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미전실에서 어떤 업무나 역할을 했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그룹) 미전실에 한 번도 소속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진 특검의 "삼성전자 업무만 담당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도 "처음부터 삼성전자 소속이었고 95% 이상 삼성전자와 이 회사 계열사 관련 업무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 그룹 전체의 의사 결정 권한이 자신에게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바꿔 말하면 그룹 차원의 결정권이 없는 자신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하고 이를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 씨 일가에 뇌물을 제공했을 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청문회 때 '미전실을 해체하고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고 발언한 것 또한 최 전 부회장의 코치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특검의 질문에도 이 부회장은 "자신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서 하는 사업들은 제가 지식도 없고 업계 경향도 모른다"며 "양사 합병은 사장들과 미전실이 주도적으로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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