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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라이프]'십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 "성매매는 성착취, 매수자 처벌해야"
승인 | 최주영 기자 | y0103414269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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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8-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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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최주영 기자]“성매수자가 아이에게 ‘너도 처벌받는다’고 협박해 신고를 못하게 하고 약점을 잡아 갈수록 심한 요구를 해요. 우리 사회가 성매매피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을 궁지로 내모는 현행법부터 개정해야 합니다.”

   
▲ 조대표는 지난달 31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성착취 피해 청소년을 탓하는 사회가 돼선 안 된다”며 “아동·청소년 성착취 사건의 원인은 어른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십대여성인권센터 제공

조진경(48)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의 지향점은 명확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성착취 피해 청소년을 탓하는 사회가 돼선 안 된다”며 “아동·청소년 성착취 사건의 원인은 어른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전부터 여성 인권을 주장해 온 조 대표는 현재 성매매라는 이름으로 성적 착취를 당하는 십대 여성들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성매매가 많은 여성들이 개입돼 있는 위험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관심들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다루게 됐다”며 이 분야에 몸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물론 조 대표도 처음부터 이 분야가 주 관심사는 아니었다. 대학시절부터 여성·평화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조 대표느 대학교 졸업 후인 1995년부터 ‘이화여성신학연구소’에서 일했다. 

2001년에는 ‘한국교회여성연합회’에서 성산업에 유입된 외국인 여성노동자를 상담하고 도왔고 2003년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처음에는 성매매여성이란 존재를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일할 엄두를 못 내는 첫 번째 이유는 성매매를 둘러싼 범죄집단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두 번째는 이 주제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매매 여성으로 둔갑한 ‘필리핀 소녀’

2002년 봄 25세로 위조된 위조된 여권으로 댄서로 일하기 위해 이태원에 들어왔던 15세 필리핀 소녀가 한국에 온 지 1개월 만에 업소 지배인에게 강간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 대표는 당시 야근을 하다가 필리핀 노방수녀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우연히 이 사건을 접하게 되면서 시작된 사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조 대표가 이 사건에 개입했을 때는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1개월이 지난 후였으며, 이미 이 사건은 ‘화간’으로 거의 수사가 종결되고 있었다.('화간’은 서로 합의가 됐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출입국 관리소에서 강제 출국당할 날만 기다리고 있던 피해 아동을 안전한 쉼터로 옮겨 보호하고 필리핀 대사관과 경찰서를 오가며 이 사건의 재수사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 사건이 재수사할 위기에 처해지자, 한국인 지배인은 합의를 원하였고,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필리핀 소녀의 의사에 따라 합의하고 사건이 종결되었지만, 조 대표는 “15세 필리핀 소녀가 기지촌에 댄서로 취업하면서 25세의 위조여권을 가지고 입국했다는 점, 이 준비과정이 한국인 선발자에 의해 오디션에 뽑힌지 2주만에 가능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한국정부가 묵인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음을 알게 된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합의를 위해 필리핀 대사관에 있는데 갑자기 한국 출입국 관리소에서 찾아와 아이가 어디있느냐, 아이를 추방조치시키겠다,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고용자가 신고를 해왔다고 했다”며 “현재 수사 계류중인데 무슨 소리냐”라고 맞받았더니 “당신 누구냐? 한국사람이 맞냐, 왜 한국사람이 필리핀 사람 편을 드냐”고 하는 걸보고 ‘야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는 기지촌 실태조사 당시 미선이 효순이 사건 등이 있었고, 한국민의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이 너무 좋지 않자, 주한미군 사령관은 12시까지 군대로 돌아와야 한다는 통금을 적용했다. 그러자 기지촌 업주들이 '통금을 적용하면 성적 요구가 극에 달한 군인이 군 장벽을 뚫고 나가서 한국 여성을 강간할 것’이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마침 기지촌 실태조사를 하면서 그 대자보를 보고 조대표는 “남성사회를 유지하는 장치로써 성매매와 너무나 뻔뻔스러운 언설을 모두가 받아들이는 현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깨지면서 성매매 업소에 한국인 여성의 유입이 줄어들었고, 경제성장과 함께 한국 성매매 시장은 더욱 커졌다. 많이 알려진 ‘청량리588’ ‘미아리텍사스’ 등의 집결지들은 전체 성매매산업의 일부에 불과했다. 조 대표는 “일을 하면 할수록 성매매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매매란 여성 억압의 전형이고 남성 사회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인터뷰 중 ‘성매매의 구조화된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성매매라는 판(시스템)을 짜놓으면 누군가 들어가서 희생양이 돼야 하고 가장 먼저 사회적 약자가 유입되고 만다는 것이다. 

“성매매 규제를 강화하면 성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잘못된 매커니즘이라고 생각한다. 성매매를 하도록 모든 장치를 만들어놓고 여성이 그 덫에 빠지면 여성이 잘못했다고 오히려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성매매 현장으로 유인하는 ‘채팅앱’

그가 십대 여성 인권을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아동‧청소년기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변화가 큰 시기이다. 그래서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10대를 유혹하는 어플까지 생겨났다. 현재 아동청소년들 상당수가 노출돼 있는 스마트폰 채팅앱은 ‘아동청소년 성매매유인 온상’이 되고 있다. 

   
▲ 지난해 10월 11일 한국YWCA연합회 강당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알선 어플리케이션 운영자 고소고발 기자회견'에서 조진경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십대여성인권센터 제공

지난해 10월 피해아동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채팅앱 7곳을 고소고발했지만 경찰은 최근 “현행법상 처벌 근거가 없다”며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시켰다. 

센터와 법률지원단이 추가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결국 그렇게 마무리를 한 것이다. 조 대표는 “경찰의 수사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역시 무혐의로 불기소한다면 항고하여 법리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성매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성매매 산업에 대한 지속적이고 철저한 단속 △ 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범죄 수익금 몰수 추징 등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성매수자 처벌법’ 제정 이슈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미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에서는 성매수자 처벌법을 제정하여 꾸준히 집행하고 있다.

“범죄자들이 성매매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국가지원시스템을 만들어 피해자들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르딕 모델’로의 성매매방지법 개정 법률이 19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19대 국회가 해산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그렇지만 다시 상정하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통과될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 보호 미흡"…정부 지원 절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다시함께센터 소장으로 일할 때, 성매매 업주들 30여명이 센터 건물을 난입해서 점거한 적도 있다. 

조 대표는 “그들이 우리를 타겟으로 하는건 우리가 이 법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동청소년 같은 경우 연령적 취약성과 경제적 취약성을 가지면서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상담 과정에서도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좋은 성과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 대표는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예산확대 등으로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처벌규정만 규율하고 있어 보호시스템이 없다. 업주들과 단속주체들의 유착 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반드시 현재 계류되어 있는 아청법 개정법률이 국회를 통과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조 대표는 한 직원이 센터를 떠나면서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겠지요?‘라고 물었을 때 “응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우리가 포기하면 세상은 정말 빨리 변할거야, 나쁜 쪽으로”라고 말해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모두가 안될 거라고 이야기해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버텨줘야 성매매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갈 곳도 있는것이고, 잘못된 사회적 부조리도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원 많이 해주시고 지지도 많이 부탁드린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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