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통역부터 모국 방문 지원
이주민 동아리활동 지자체 후원 강화
'다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단어가 됐습니다. 현재 수백만 외국인들이 한반도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3D 업종 노동력 부족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문화를 통한 인구 유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디어펜은 다문화 시대를 맞아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다문화와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미디어펜 연중기획-아름다운 동행]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

[MP기획'동행'-다문화⑨] 다문화 가정 “우리가 돕는다”

   
▲ 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이중언어 가족환경조성사업 /사진=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홈페이지 제공


‘가방’ ‘깝삿(Cặp sách, 베트남어)’ ‘슈바오(书包, 중국어)’…

한국 이주 9년차인 이지향(우옌티항‧34‧여)씨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제공하는 이중언어 교육 자료로 한국말 배우기에 한창이다. 

이 자료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제작을 맡고 한가원이 제작비와 배포를 지원하는 이중언어 콘텐츠로, 한국어와 모국어를 함께 익힐 수 있도록 한국어·중국어·베트남어로 쓰여진 낱말카드로 제작됐다. 이씨는 “한국어와 베트남어 두 가지 언어를 반복하면서 배우니까 이해하기 쉽고 한국생활 적응도 빨라지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했다.

행정자치부의 2015년 외국인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내 다문화가족 인구는 전체인구 대비 0.8%(1344명, 2015년 11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의 결혼이민자가 외로움, 언어 등으로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문화 가정의 확대로 각 지자체, 구청 등에서 지원센터를 늘리고 있으며, 통역서비스, 언어교육, 모국방문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해주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다문화센터 ‘이중언어‧통역서비스 교육’

여성가족부와 한국건강가정진흥원(한가원)에서는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다누리’ 포털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진학과 취업을 돕기 위한 한국어교육 및 통역번역 서비스, 심리검사와 법률상담 등의 상담 및 사례관리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누리센터 관계자는 “결혼이민자 사회적응취업교육과 가족관계 향상 목적의 가족교육 및 언어발달지원서비스, 독서코칭과 숙제지도 등 방문교육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다문화 가정의 한국 적응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한가원과 세이브더칠드런은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107곳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이중언어 교육 자료도 제작‧보급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제작을 맡고 한가원이 제작비와 배포를 지원하는 교육 자료는 한국어와 모국어를 함께 익힐 수 있는 낱말카드로 한국어·중국어·베트남어로 만들어졌다.

김태석 한가원 이사장은 "다문화가족의 이중언어 교육 환경을 조성해 자녀들의 전인적 발달을 돕고 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우자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민간기관과 적극 협력해 다문화가족 지원에 나서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산후도우미‧한식조리사…“직업체험 캠프”

거주자 10%가 국제결혼 이주민인 경기도는 자치정책과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등 다문화구성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도가 지역 곳곳에서 운영하는 30개의 동아리 프로그램은 다문화강사, 한식조리사, 산후도우미 등 무려 32개의 과정으로 꾸려지며 약 414명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단순한 지원책이 아닌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동반'을 지향하고 있다”며 “같은 구성원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야말로 외국인들의 안정적인 가족 생활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외에도'다문화가족 방문교육 사업', '이중 언어 가족환경조성' 등을 실시하며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 지원', '다문화가족 자녀 방문학습 한국어 교육 지원'도 진행한다. 

충남도교육청은 올해로 3년 연속 ‘다문화 학생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BTI 검사와 인성계발을 위한 특강은 물론 바리스타, 한식, 중식, 일식, 제빵, 전자캐드(CAD) 6개 영역의 다양한 직업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빵 교육을 받고 있는 이동우(17세) 학생은 “한국에서 취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며 "충남도교육청의 취업컨설턴트로부터 진로컨설팅을 받게 돼 기쁘고 목표로 하는 제과제빵학과에도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주민 모국 방문 지원

전국 시·도를 비롯한 지자체에서는 결혼이주민의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고 다문화가족의 성공적인 국내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모국을 찾지 못하는 결혼이민자 가정당 330만원의 방문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 대한적십자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지원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후원사업에 선정된 가족들이 김포공항에서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선정된 가정은 총 19명(6가정)이며 지난 6월 접수를 받아 심사를 거쳐 선발해 8~10월 모국방문 일정을 직접 정해 원하는 시기에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종로구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지원에는 왕복항공권, 여행자보험, 선물비 등이 포함된다. 

군포시는 매년 ‘세계 나라 동전 모으기 운동’으로 마련한 300만원, 지역 소재 기업 후원금을 합해 이주민 모국 방문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에서 살다가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 해 이주한 다문화 가족 7명이 항공권, 여행자보험 가입 및 비자 발급비용을 지원받았다. 

성남시도 매년 다문화가정 5가구를 선정해 모국 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 범위는 왕복 항공료, 비자 발급 비용 등 가정당 350만원이다.

결혼 기간과 성남시 거주 기간이 3년 이상이면서 이 기간에 모국 또는 해외에 간 적이 없는 결혼이주민이 대상이다. 대상자는 동 주민센터나 성남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성남시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에 신청서와 자기소개서,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제출하면 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의 결혼이주민들에게 고향 방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