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동안 끌어온 '금호 타이어' 매각 첫 시험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새롭게 닻을 올린 '이동걸호(號)' 앞에 놓인 당면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4차 산업혁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 역할은 물론 당장 금호타이어‧대우건설‧현대상선‧대우조선 등 기업 구구조정 등 산은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은 11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가경제와 대상기업에 최선이 되는 판단 기준과 엄정한 원칙하에 투명한 절차에 의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성장 분야의 육성, 창업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산업구조 재편을 통한 전통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 정부의 국정과제가 속도감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


이 신임 회장의 당면 과제로는 기업 구조조정이 꼽힌다. 무엇보다 1년여 동안 끌어오다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 매각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중국의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해왔다.

당초 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금호' 상표권 문제와 더블스타의 무리한 가격인하 요구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서 '워크아웃'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가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및 매각도 넘어야 할 과제다. 대우조선은 올해 초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추가로 투입됐지만 경영정상화 및 매각절차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다 현재 추진 중인 대우건설 매각 역시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기업 구조조정 외에 정책금융 기관으로서의 신뢰도 회복과 새 정부 출범 후 수장교체설로 어수선해진 내부 조직을 다독이는 것도 이 신임 회장의 숙제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으로 분류됐던 전임 이동걸 회장의 거취문제가 새 정권 출범 후 끊임없이 거론되면서 조직 내부의 피로감이 높아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국정 목표 가운데 하나인 일자리 창출과 4차산업 육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산업은행을 신산업 육성과 성장‧재도전 금융을 제공하는 '4차 산업혁명 선도 금융기관'으로 특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신임 산업은행 회장으로 이동걸(64) 동국대 초빙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이 신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일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냈다.

금융위는 이 신임 회장에 대해 "경제‧금융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해왔다"면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고, 핵심 산업 및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주요업무를 속도감 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