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그룹 상장폐지·국정감사 증인 채택 회피 위한 대응책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치즈 통행세' 등 '갑질 논란'이 일었던 미스터피자(MP)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에 이어 정순민 부회장(44)도 다음달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등기이사 사퇴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라는 시선도 있다. 

12일 MP그룹은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을 골자로한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오너 일가 뿐만 아니라 다른 이사진도 교체된다.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병민 대표이사(51)가 사임하고, 신임 대표이사에는 이상은 MP그룹 중국 베이징 법인장(56)이 내정됐다.

사외이사는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되고, 차병민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김중규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 도대성 전 감사원 감사관은 감사에 내정됐다.

MP그룹은 또한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는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위원회는 사내의 윤리경영 이슈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오너 일가의 사퇴를 MP그룹의 상장폐지와 정 전 회장과 정 부회장이 다가오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보고 있다.

MP그룹은 지난달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됨에 따라 상장폐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직 임원이 10억원 이상 혹은 자기자본의 3%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MP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검찰수사·정 전 회장이 구속 등의 사건으로 투명경영 이슈가 문제가 됐다"며 "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없애기 위한 쇄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전 회장은 지난 6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총 91억7000만원의 회삿돈 횡령·MP그룹 및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사에 64억6000만원 가량의 손해를 전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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