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 모터쇼 나란히 참석
다기능배터리 등 최신제품 속속 선보여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화학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모터쇼에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화학업계는 관련 완성차 업체들과 공동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등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은 오는 14일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 Cars 2017)'에 나란히 참석한다. 

   
▲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자동차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는 다기능 팩과 Low Height 팩 등 다양한 배터리 제품을 전시했다./사진=삼성SID 제공


삼성SDI는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다기능 배터리 팩'을 선보인다. 책꽂이에 책을 꽂듯이 원하는 용량만큼 모듈 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예를 들면, 프리미엄 차량에 모듈 20개를 장착하면 600~700㎞ 주행이 가능하고 보급형 차량에 10~12개를 장착하면 300㎞를 주행할 수 있다. 

삼성SDI는 '로하이트 셀(Low Height cell)'과 '21700' 셀 및 모듈도 함께 공개했다. 로하이트 셀은 기존 셀 대비 높이를 최대 20% 이상 줄인 셀로 이를 적용할 경우 차량 내부 배터리 적재 높이를 줄일 수 있고 21700 배터리는 전기자동차, ESS, 전동공구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는 원형배터리의 새로운 표준으로 제시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제품은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EV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앞으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리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LG하우시스와 함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출전해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 내외장재를 각각 공개한다. LG전자가 프랑크푸르트에 첫 참가를 결정한 만큼 전기차 배터리의 기술력과 향후 비전을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을 비롯한 계열사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공개 공동부스를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지엠(GM)이 출시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도 LG전자가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해 기술력을 과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LG전자 VC사업본부장 이우종 사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집결하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앞선 부품 기술력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선결조건이 무엇보다 배터리의 용량과 무게, 부피 등에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올해 60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 211억 달러 규모로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도 수입차 최대 고객인 유럽 공략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번 모터쇼에 전시되는 BMW i3과 더불어 폭스바겐 신형 e-골프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배터리를 공급하는 BMW i3과 GM 볼트 EV차량 /사진=각사


LG화학은 현재 GM의 전기차 ‘볼트(Volt)’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LG그룹 계열사가 공급하는 부품 비중만 56%에 달할 정도로 주요 계열사가 전방위적으로 자동차 관련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양사는 유럽 공장 양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8차례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떨어뜨리면서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 LG 켐 브로츠와프 에너지에 4360억원을 순차적으로 출자하고 8720억 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5월 준공, 내년 상반기 양산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선두주자인 LG화학과 삼성SDI가 유럽 시장에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최근 두 업체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는 만큼 유럽 시장에서 각자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