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 무슬림보다 500달러 이상 많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1999년 국내에 방영된 만화 '포켓몬스터'에는 포켓몬 배틀에 참가한 주인공이 지친 몬스터를 대신해 다른 몬스터를 꺼내며 "너로 정했다"를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백화점·면세점 업계는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무슬림 관광객을 돌파구로 판단, 무슬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점 애비뉴엘에 업계 최초로 무슬림 기도실을 설치하고, 코란·키블라·카펫·세족실 등을 마련했다.

하반기 내에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을 판매하는 식당도 오픈할 계획이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들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가공된 제품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관광공사·한국이슬람교중앙회와 협업, 주요 관광지 및 인천·제주 국제공항 내 기도실·관광안내센터 등에 '할랄 레스토랑'이 표시된 지도 리플렛을 배포하고 있다.

   
▲ 롯데백화점 잠실점 애비뉴엘 내 무슬림 기도실/사진=롯데백화점


갤러리아면세점이 있는 63빌딩 내 상층부 고급레스토랑 4곳은 지난 2016년 하반기에 할랄 레스토랑 인증 '무슬림 프렌들리' 등급을 받았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식재로 수급·전용 조리기구 비치·전용 메뉴 구성·셰프 교육·서비스 등 세부 가이드라인도 만들었으며, 무슬림 관광객에게 의료관광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여의도 성모병원과 의료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중동 현지에서 열린 여행박람회에 참가, 무슬림 인바운드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3월 남이섬과 협약을 체결, 무슬림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등 무슬림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남이섬은 곳곳에 할랄 레스토랑과 기도실이 있어 무슬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이들 업계가 무슬림 관광객에 집중하는 것은 이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1인당 지출액도 유커보다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무슬림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백화점·면세점 업계가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무슬림 관광객의 수는 98만5858명으로 2015년 대비 33% 증가했으며, 올해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슬림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유커보다 500달러 이상 많은 2593달러(약296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전체 평균보다 185만원 가량 많은 수치다. 

그러나 이 조사는 1만 달러 이상의 지출액을 제외한 것으로, 무슬림 관광객의 소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조사에 참여한 무슬림 관광객 중 10.8%가 1만 달러 이상 쓰면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이에 대해 "올해부터는 제외 기준 금액을 높이거나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유커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0% 감소한 225만2915명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방안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한 3월부터 6월까지만 보면 하락 폭이 60.1%로 더욱 증가했다.

김대수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국내에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고 특히 무슬림 관광객의 백화점 방문이 늘어나면서, 무슬림 관광객들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모션 및 시설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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