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및 중국 사드보복 여파 걸림돌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14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와 북한 리스크,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25%로 인하한 이후 16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다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7월 발표했던 2.8%보다 0.2%포인트 올린 3.0%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7월 전망치인 1.9%에서 0.1포인트 오른 2.0%로 수정했다.

한국은행은 19일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이 주요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대 등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했으나, 주가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보호부역주의 확산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한하게 확대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상황은 일시적 요인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으나,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GDP 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2.8%)를 상회하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세계경제의 회복세 지속 등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내수도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 등으로 2%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중반을 지속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대 중반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전기료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의 소멸 등으로 당분간 1%대 후반 수준을 보이다가 점차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당분간 1%대 중반을 이어가다 내년 이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됐으나 예년보다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소폭 반등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으나 전반적으로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와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