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부회장 후임 선임 시작 체질 개선 본격화
사장단인사‧주주환원정책…변화 가속도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이 경영시계를 다시 빠르게 돌릴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1년여간 제자리걸음을 하며 위기감이 증폭된 삼성은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자리를 비우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방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임 선임이 삼성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 부회장의 후임은 오는 31일 이사회에 앞서 이번주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 삼성 서초사옥 저경 /사진=연합뉴스

현재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DS부문장으로는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권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 왔고, 반도체에 대한 식견 등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밖에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정칠희 종합기술원 원장 사장 등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권 부회장의 후임 인선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것 은 맞다”라며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후임 인선과 함께 후속 인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정비를 위해 후임자로 발탁된 인물의 보직을 메우는 일괄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경영진의 세대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근 삼성은 3년 동안 사장단 인사 규모를 최소화 했다.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뜻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2014년과 2015년 연말 인사 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는 최순실 사태의 후폭풍으로 아예 사장단 인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삼성 수뇌부의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라며 “앞으로 이 부회장과 함께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인물들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3개년(2018~2020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배당 액수를 늘리고,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이익을 극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과 2019년에는 5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배당성향인 17.8%를 적용하면 올해는 7조원, 내년과 내후년에는 8조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현금배당을 크게 늘리지 않는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가를 올려 주주이익을 확대하는 방법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와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준비 등도 주주가치 제고에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현금보유 수준을 점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사회 결정 감독을 위해 구성한 거버넌스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및 자산 활용을 총괄할 조직 구성 등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지만 삼성도 더 이상 현안을 미뤄두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조직을 정비하고 투명성 확보를 통해 삼성이 경쟁력 제고와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