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6곳 분양해 3곳 미달…중흥건설, 7곳 분양해 1곳 미달
8‧2부동산 대책 이전 서둘러 분양에 나선 중흥건설의 전략 적중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호남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며 지난해 주택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이 올해는 사뭇 다른 실적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은 지난 1989년 광주에서 나란히 설립, 2017년 현재 시공능력평가순위 각각 13위와 39위의 중견건설사로 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8‧2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규제 강화 속에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가운데, 호반건설은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반면, 중흥건설은 1개 단지를 제외하고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15일 금융결제원의 아파트투유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호반건설은 전체 13개 단지 중 12개 단지, 중흥건설은 11개 단지 중 9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청약 미달 단지들이 모두 임대아파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완판'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청약 성적은 사뭇 다르다. 먼저 호반건설은 올해 총 6개 단지가 청약에 나서 3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했고, 나머지 3개 단지가 미달됐다.

호반건설의 올해 첫 분양단지는 ‘송도 호반베르디움3차 에듀시티’로 지난 2월 청약접수 결과 2순위 내 마감했다. 1494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3684명이 신청하며 청약경쟁률은 평균 2.47대 1을 기록했다.

이어 경기 성남시에서 선보인 ‘고등지구 호반베르디움(S-2블록)’은 평균 21.9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 지역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 단지는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8월 2일 1순위 접수에 나섰다. 규제가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한 단지부터 적용을 받게 된 가운데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규제가 본격 적용된 이후 분양 단지들의 청약 결과는 좋지 않았다. 8월 30일 청약 접수를 진행한 ‘이천 마장 호반베르디움 1차’는 전체 417가구 모집에 217명 접수에 그치며 청약에 미달됐다.

9월 초 청약에 나선 ‘김포한강 호반베르디움(Ac-10블록)’은 1순위에서 전타입 미달됐고 일부 대형평형은 2순위까지 마감에 실패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GS건설의 ‘김포한강메트로자이2차’가 호반베르디움보다 5000만원 가까이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8.0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당시 견본주택 방문객들은 김포한강메트로자이2차가 중소형 평면 위주였던 반면 김포한강 호반베르디움은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것을 약점으로 지목했다.

11월 이천 마장지구에서 설욕에 나섰던 ‘이천 마장 호반베르디움 2차’는 중소형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미달을 면하지 못했다. 지난 8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는 전체 529가구 모집에 31명이 접수하는데 그쳤고, 다음날 2순위 청약에서도 주력 평면 82㎡A타입(518가구)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228가구가 미달됐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이천시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단지가 이천 시내와도 다소 떨어져 있어 좋지 못한 청약 성적을 기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올해 호반건설보다 많은 7개 단지를 분양했음에도 불구하고 1개 단지를 제외하면 모두 완판했다.

중흥건설의 마수걸이 청약 단지는 지난 2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에서 선보인 ‘광주송정재건축 중흥S-클래스센트럴’로 1순위 청약에서 전 타입 당해 마감했다. 

이어 6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승전보를 전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고양향동지구 중흥S-클래스(A-2블록)’, 강원 원주시에서는 ‘원주혁신도시 중흥S-클래스(C-3블록)’, 경남 진주시에서는 ‘진주혁신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C2·3·4블록)’가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특히 진주혁신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는 C2, C3, C4 등 3개 블록에서 전체 884가구(특별공급 453가구 제외) 모집에 무려 2만4809명이 청약 신청에 나서며 평균 28.06대 1, 최고 228.6대 1이라는 진주혁신도시 최고 청약 성적을 거뒀다. 공공기관 배후수요와 우수한 생활 인프라를 자랑하는 혁신도시에서 1337가구 대단지 프리미엄까지 기대되면서 실수요자들의 호평을 받았다는 게 중흥건설의 설명이다.

7월에는 서울 구로구에서 ‘서울항동지구 중흥S클래스(1블록)’를 선보여 최고 3.07대 1로 청약 순위내 마감에 성공했다. 단지는 서울 마지막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구로 항동지구의 첫 민간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다.

중흥건설의 올 청약 성적표의 유일한 오점은 8월말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2 중흥S-클래스더테라스’다. B5, B6, B7 등 3개 블록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총 366가구 모집에 순위 내에서 222가구를 모집하는데 그치며 많은 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공급물량과 입주물량이 많은 동탄2신도시에서 중심부와 다소 떨어진 입지가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청약 결과만 놓고 호반이 못했고, 중흥이 잘했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면서도 “8‧2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기 전, 조금 더 많은 물량을 쏟아낸 중흥건설의 분양전략이 적중하며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올 청약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양사는 이달초 텃밭인 광주광역시에서 합작품 ‘광주 그랜드센트럴’을 선보였다. 단지는 광주광역시 내 최대인 2336가구 규모로, 지난 1일 1순위 청약에 나서 18.1대 1이라는 양호한 청약률로 당해에서 마감됐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