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생산공정 재개, 통신 '비상상황반' 꾸려
자동차·정유·중공업 점검 마치고 공장가동 재개
[미디어펜=최주영·조우현·나광호·이해정·나경연 기자]산업계는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큰 피해는 없으나 안전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 피해 예방에 나섰다. 또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일부 에너지 관련 시설과 산업단지 등에 대해 지진 영향이 있었던 만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에 선제 대응키로 했다.

전자·IT "일부공장 곧바로 가동…비상근무 돌입"

16일 전자·IT업계에 따르면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인근지역 산업시설들이 미세한 진동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 KT 직원들이 5G 기지국간 핸드오버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평창 일반도로에 설치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사진=KT 제공


포항 지진이 발생 직후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 내 일부 장비가 지진 진동을 감지하고 정지했다. 정지된 장비는 진동에 민감한 포토 공정 장비로, 이 장비는 웨이퍼 위에 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미터 단위의 회로를 찍어내는 장비다. 진동이 발생할 경우 회로 불량을 막기 위해 정지된다. 

때문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생산 차질은 없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기흥, 화성, 평택과 충남 온양 등 모두 4곳에 반도체공장을 가동 중이다.

구미의 LG디스플레이 생산설비를 제외한 나머지 생산설비들은 대부분 정상가동됐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잠시 라인 가동을 멈췄다가 다시 정상가동했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역시 "확인해봤는데 진원지와 멀어서 그런지 피해사실이 보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아직까지 지진 피해가 없어 안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과 청주 공장에 피해 여부를 확인한 결과, 생산공정에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신업계도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지만 여진이 이어지는 등 향후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예의주시 중이다.

SK텔레콤은 본사 및 협력사 직원 500여명으로 구성한 비상상황반을 가동 중이며 현재 대구 경북 지역은 130여명이 현장 대기하고 있다.

KT는 늦춰진 수능 전까지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위해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와 6개의 지역 관제센터 직원 350여명을 투입해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시점 기준으로 비상조치로 지진 발생지역내 네트워크 서비스는 원활하게 제공되고 있으며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정유 지진 발생직후 시설 점검, 현재 정상가동

현대자동차는 울산 등 생산공장이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 공장에서 흔들림은 감지됐으나 생산라인 등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해 경주 지진 사태와 비교해 안정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 발생시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포항에서 가까운 울산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공장들도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가동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은 지진 당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문제 없이 가동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 공장이 내진설계7 까지 견디도록 설계 돼있고, 최근에 지은 공장은 8까지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도 지진이 발생하자 시설 점검, 정상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GS칼텍스에 따르면 여수공장(여수산단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에 설치된 자체 지진 감지기는 3.0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공장들은 리히터 규모 6.0 이상 견딜 수 있도록 설계, 진도 3.0 이상이면 자체 점검에 들어간다. 에쓰오일도 포항 인근지역인 울산 공장이 현재 정상가동 중이다. 에쓰오일은 지진 발생 시 현장점검은 필수 진행, 절차 따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전경/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1시간 멈춰…"종합상황실 가동"

울산 현대중공업의 세계 최대규모 골리앗이 1시간 가량 가동 중단되는 등 일부 산업시설에 지진의 영향이 있었지만 시설물 파괴 및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워 충격이 우려됐던 포스코의 포항제철소도 내진 설계 덕분에 피해가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지진 발생 이후 매뉴얼에 따라 종합상황실을 가동했으며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골리앗 크레인 등 블록 탑재 등의 작업을 중단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점검을 마친 뒤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4시께부터 골리앗크레인의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철강업계도 피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은 현재 전국 공장이 피해 없이 정상 가동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지진대응 매뉴얼에 따라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있으며 크레인 등 블록탑재 및 고소작업장비 이용 작업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내외 장비 및 시설물에 대해서는 긴급점검을 실시한 후 작업 시행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산업부는 이번 지진에 대비해 긴급 영상 회의를 지진 직후 주재해 추가적인 지진 발생과 이에 따른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대비해달라고 한국전력 및 한수원 등에 당부했다. 산업부는 원전 및 발전소, 방폐장, 가스관, 송유관, 송배전망 등 주요 에너지 관련시설별로 확인 및 점검 중이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