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건조 비용 30% 인건비…원가경쟁력 좌우
중소조선사 수주잔고 감소…구조조정 필요성↑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선업계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부의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수주 증가 등 업황 개선이 기대되지만 구조조정을 연기·중단시 중국·싱가포르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턴어라운드'를 활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전경·대우조선해양 서울 다동 본사·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LR1 탱커/사진=각 사 제공


업계는 세계경기 회복·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노후화된 선박 비중 증가 등으로 내년부터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20년 1월1일부터 적용되는 IMO 환경규제는 선박 연료유의 황함유량을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는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탈황장치를 장학하는 방안도 도려하고 있으나 최근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화된 선박이 전체의 41.5%에 달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오는 등 LNG선 신조 발주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력이 '특급 호황'이었던 2000년대 중반 기준으로 맞춰져 있고, 업황도 그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최근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인해 중국 조선사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업체와의 차이가 상당해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선박건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 성동조선해양에서 200번째로 로드아웃된 10만9000톤급 정유운반선(왼쪽)·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오른쪽)/사진=각 사


업계는 지난해 대비 수주액이 증가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사들도 인력 대비 일감 부족으로 올 1월부터 생산직 근로자들이 순환휴직을 이어가고 있으며 내년에도 연차의 상당부분을 소진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수주잔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업체들까지 존속하면 원가부담 증가로 오히려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필기와 실기 둘 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처럼 업황 회복과 구조조정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 구조조정은 금융위가 주도했을 때도 난항을 겪었다"면서 "'재무와 산업의 균형'이라는 논리는 구조조정 강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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