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기업 경제 활력' 높아져야… 소득주도로 불가능
정부 만능 맹신하는 순간 '가난한 대한민국' 될 수 있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으로 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변화 없이 소득만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확대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해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새 경제정책은 일자리 창출, 청년 고용 서비스 강화, 공공 일자리 조기 집행, 임금 격차 해소, 근로시간 단축 등을 골자로 한다.

   
▲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새 경제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진다는 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삶의 변화 창출로 3만달러 시대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주류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점을 지적, "경제가 성장하려면 기업의 경제 활력이 높아져야 함에도 이 같은 이야기가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또 "복지를 늘려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면 이 세상에 가난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8일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주류경제학에 없는 경제이론"이라며 "소득주도성장으로 국가경제를 성장시킨 사례가 없으며 성장시킬 수도 없고, 오히려 퇴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는 주류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현 전 원장은 "어떤 정부든 '성장'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시장 개입'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진정한 성장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을 때 더 효과적으로 발현된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의 중심인 기업에 '자유'를 보장해주면 성장은 저절로 발현된다는 설명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소득주도로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지적 사기'"라며 "이 같은 정책은 결국 전체 소득을 줄어들게 만들고, 고용 절벽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을 유인할 만큼의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 영세업자는 상여금을 급여로 대체할 것이고, 이마트처럼 근로시간을 줄여 실질 임금을 줄이는 대안을 마련하는 영세기업이 늘 것"이라며 "정부가 생각한 공식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도 "소득주도성장은 모든 산업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맞추겠다는 말과 동일하다"며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에서도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소득층, 고소득층, 서비스업,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이 있는데 그 모든 산업의 소득을 정부가 어떻게 예상하고 주도하냐"며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은 성공한 사례가 없는 허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 방향에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이야기만 있을 뿐, 해당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8일 논평에서 "경제정책방향에 국민들의 좋은 삶을 위해 필요한 돈은 어떻게 벌 것인가에 대한 경제정책은 없다"며 "국민들에게 물고기를 주겠다고만 하지, 물고기 잡는 방법과 물고기 잡는데 필요한 장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국가예산으로 임금을 보전해 주고, 실업급여를 인상해 주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 만능을 맹신하는 순간 가난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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