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분양물량보다 230% 증가…2015년 이후 가장 많아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2018년 무술년은 새해벽두부터 분양시장이 바쁘게 움직일 전망이다. 계절적 비수기라는 1월 첫 달이지만 무려 2만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29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2만126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분양물량 6448가구보다 230% 많은 것이며, 호황기였던 지난 2015년(1만3060가구) 이후 가장 많다.

계절적 비수기라는 1월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분양 물량이 집중된 것은 무엇보다 주택시장이 얼어붙기 전에 한 채라도 더 분양하겠다는 건설사들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올해는 탄핵정국과 이어진 5월 대통령 선거,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과 부동산 대책 발표 등으로 어수선했던 것이 사실. 이 때문에 건설사들도 분양 일정을 조정하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물량이 소화되지 못하고 다음 해로 넘어간 상태다. 

특히, 2018년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나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청약자격 강화 등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는 만큼,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2017년 분양시장은 정치적인 변수 등으로 어려움이 꽤 있었고, 이로 인해 분양일정을 늦추는 등 일정변경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회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 주택시장은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을 정도로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다보면 분양시장도 갈수록 분위기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분양시장이 더 얼어붙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분양을 마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내년 1월 분양물량 대부분이 최근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경기도와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 2018년 1월 수도권 아파트 분양 계획/자료제공=닥터아파트


1월 분양 물량 중 경기도 비중은 9238가구로 전체의 43%에 달한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경기도인 셈이다.

분양지역도 김포와 시흥·용인·하남 등의 택지지구가 대부분이다. 하남이 3007가구로 가장 많고, 김포 1409가구, 시흥 1213가구, 용인 1071가구 등인데, 상당수가 최근 늘어난 공급물량으로 집값 흐름이 꺾이고 있는 지역이다.

인천은 부평과 계양구에서 1183가구의 물량이 나오고, 서울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8단지 재건축 물량이 유일하다. 개포8단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재건축 단지로 총 1996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이 중 1690가구가 일반인을 상대로 주인을 찾게 된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내년 1월 분양시장은 경기도에서의 성적이 내년 한 해를 가늠해보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경기도에서서 청약성적이 안좋게 나올 경우 1년 내내 힘들어지는 상황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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