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높은 부동산규제에 입주·공급물량도 부담…매수심리 압박
"지방 하락폭 커지고 수도권 외곽도 약세…서울은 상승세 유지"
황금개띠의 해라는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탄핵정국과 이어진 '5월 장미대선',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과 부동산대책.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었지만 2018년 부동산 시장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주택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면서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을 전망이다. 2018년 무술년 부동산 시장을 미리 예상해본다. [편집자주]


[2018 부동산-②서울 집값만 오른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서울 3.64, 수도권 2.36, 지방 0.68.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해 집값 변동률(%)이다. 전국 평균은 1.48%이다.

수치상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것처럼 지난해 집값은 수도권 강세, 지방 약세 흐름이라는 지역 차별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2018년 새해에도 이 같은 지역간 차별화 현상은 해소되기는 커녕, 더 심화될 것이라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률(3.64%)은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2016년(2.14%) 보다 훨씬 높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달인 12월 상승률은 0.59%로 지난해 6월(0.66%)이후 6개월만에 가장 높았고,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7월(0.41%)보다도 오히려 높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나 하듯 서울 집값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고, 연말로 갈수록 오히려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나오면서 집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약세로 돌아선 지방 집값은 여전히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지역별 집값 차별화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올해 주택시장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히는 것으로는 정책적 요인(금리·대출규제·가계부채)과 시장 내적인 변수(공급물량과 입주물량) 등이 있다.

정책적인 부분에서는 이미 지난해 발표된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올해부터 강도 높은 규제책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면서 매수심리를 억누를 가능성이 높다.

또 수급불균형 논란 역시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44만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입주에 들어서는데다, 신규 공급 물량 역시 40만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급상황이나 정책적인 변수들을 종합해볼 때 올해 주택시장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아 보인다"며 "지방을 시작으로 수도권 외곽까지 이어지는 집값 약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8년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집값이 0.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세는 유지하지만 사실상 강보합 국면이다.

   
▲ 2018년 집값 전망/자료제공=주택산업연구원


눈여겨 볼 것은 수도권에서 0.8% 오르겠지만, 지방에서는 0.5% 하락할 것이라는 것.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수도권 강세 지방 약세' 흐름이 올해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집값 약세 흐름이 두드러진 경남과 울산 등은 조선업 침체라는 악재가 여전히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고 수도권이라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른다. 동탄과 용인 등 공급물량이 쏟아진 일부 지역은 이미 집값 흐름이 꺾인 정도로 지역에 따른 차별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감정원은 "지방의 경우 이미 하락중인 경상·충청 등에서 입주물량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수도권도 화성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서울은 대기수요가 여전한데다 투자수요도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은 매물부족이 여전한 상황인데다 강남권 중심으로 수요가 여전하고,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기 때문에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입지가 우수한 지역은 실수요 기반이 풍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주택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방과 수도권 일부지역은 금리상승과 강화된 규제, 물량 확대 영향으로 거래량감소와 함께 집값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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