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맞춤형 콘텐츠·불법프로그램 자동 모니터링
플레이어와 대전하는 듯한 긴장감, 재미 ↑
[미디어펜=이해정 기자]국내 대형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게임 유저들에게 반복되는 패턴에서 벗어난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각각 AI 연구센터를 구성해 AI 연구개발(R&D) 및 투자를 단행하며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유저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재미를 더하고, 불법프로그램을 자동 모니터링해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시스템 최적화는 보다 나은 게임플레이 환경을 제공해 유저들의 재미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넥슨은 기존 AI 연구조직이었던 분석본부를 지난해 '인텔리전스랩스'로 공식 출범했다. 넥슨은 AI기술을 실력이 비슷한 유저끼리 매칭해주는 PVP 게임 콘텐츠에 적용했다. 유저 개인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 특정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선택 무기, 캐릭터, 맵에 따른 적응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 모델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넥슨은 신규유저가 게임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서 재미를 느끼기 전 게임을 이탈하는 유저에 대해 AI봇 조언자를 제공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게임 영상 인식 기술을 이용한 핵 프로그램 탐지 기능도 가능해졌다. 해킹 프로그램 사용 영상을 학습한 후 유저의 게임 영상을 기반으로 유저의 치팅 상황을 식별할 수 있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생태계 악성프로그램도 AI가 이상징후를 자동으로 포착하면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듀랑고' 대표 이미지./사진=넥슨 제공

넥슨은 1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심작 '야생의 땅:듀랑고'와 6월 론칭 예정인 신작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4'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게임업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넥슨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집약적인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또 빅데이터 관리 기술, 매칭 서버 Engine,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AI 봇 개발, 자동화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로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다룬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2014년부터 게임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AI game service engine) '콜럼버스'를 개발 중이다. 넷마블은 지난 5년간 게임을 운영하면서 쌓은 이용자들의 패턴, 습관을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이 서비스는 게임 학습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용자가 게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성장 가이드를 개인별로 제공하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이용자 성향에 더 적합하고 효율적인 콘텐츠를 알려준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에 적용된 AI 기술은 개인맞춤형 서비스가 포인트"라며 "AI가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각 유저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재미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정령의 반지' 게임 플레이 장면./제공=엔씨소프트

넷마블은 AI를 유저들의 재미를 위한 혁신적인 게임 개발, 효율적이 게임 운영 방법, 이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 집중해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넷마블은 콜럼버스를 타사와 공유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곽태영 넷마블 게임즈 AI랩 실장은 "게임의 생산과 유통, 운영 등 각 영역은 사람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한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면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을 손쉽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 'AI 랩(Lab)' 조직을 신설했다. 현재 AI 센터로 확대돼 산하에 AI랩과 NLP(자연어 처리) 랩으로 구분돼 운영 중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게임 내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 보거나, 기존의 기능을 새롭게 개선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AI 기능은 자사의 MMORPG '블레이드앤소울' 신규 콘텐츠인 '무한의 탑'에 적용됐다. '무한의 탑'에서유저는 NPC(Non-Player Character)와 1:1 대전을 펼쳐 제압하면 다음 층으로 올라가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유저는 마치 플레이어와 전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박진감 넘치는 전투의 긴장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된다.

엔씨소프트는 관계자는 "기존 게임에서는 몬스터가 유저들의 체력 등을 기반으로 정해진 패턴에 따라 움직였지만, 사람 대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예상을 할 수 없듯 AI 기술이 이같은 역할을 한다"며 "2015년부터 이같은 연구를 지속해왔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과 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향후 AI 기술을 게임 외에도 IT 등 다방면에 접목해 개발과 투자를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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