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km 주행' 코나EV 환경부 인증이 변수
볼트EV 사전 계약물량 인도에 '총력'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올해 상반기 전기차 시장이 현대차 코나 EV와 한국지엠 볼트 EV의 대결구도로 좁혀진 가운데 환경부의 '선착순 보조금 확보'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이 상반기 출시할 전기차 차종의 사전 계약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섰다.

   
▲ 한국지엠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 EV' /사진=한국지엠 제공


지난 26일 기준 현대차가 출시를 앞둔 코나 일렉트릭의 예약 판매대수는 1만4356대를 기록했다. 당초 판매목표인 1만2000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앞서 지난 17일 볼트EV의 사전계약을 시작한 한국지엠도 사전계약 개시 직후 초도물량 5000대가 모두 계약됐다. 

사실상 코나EV와 볼트EV의 두 모델 계약 물량을 합산하면 1만9356대로 올해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량 2만대에 근접한다. 특히 코나EV가 일평균 100~200대 가량씩 계약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 시일 내 2만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전국 대리점과 지역본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4월 중 실제 코나EV의 컨버젼을 실시한다고 밝히는 등 출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부가 선착순 보조금을 2만대로 한정한 점을 고려해 최대한 출고를 서두를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지엠은 올해 볼트EV의 도입물량을 5000여대 수준으로 늘렸다. 지난해 대비 10배 가량 증대한 수치다. 무엇보다도 국내 판매를 위해 환경부 인증을 사전에 받은 만큼 고객에 인도되는 시점에 따라 출고가 가능하다.

볼트EV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 모델S를 제치고 미국 전기차 시장 최다 판매 모델에 등극한 바 있다. 

다만, 보조금이 차량 출고 순서별로 지급된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정부안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자가 관할 지자체에 차량 구매 신청 후 2개월 내 차량이 출고돼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전기차 보조금 신청자들이 늘면 국고보조금은 포기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보조금(평균 600만원)만 받고 구매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한국지엠은 사전계약에서 '정부 보조금 지원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별도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구매계약을 했더라도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확인시킨 조치다.

   
▲ 현대차 소형 SUV 코나/사진=현대차 제공


전기차 예약 접수까지 완료했더라도 각 지역별 보조금 신청에서 당첨되지 못하면 전기차를 구매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보조금 확보전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코나EV는 타사 차량 대비 계약률이 가장 높지만 출시 시기와 가격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환경부 인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이 출시 지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제원, 주행거리, 가격대에서 한국지엠의 쉐보레 볼트 EV와 비슷하다. 최대 출력 150kW(약 204마력)의 전용 모터가 탑재됐고, 자체 인증 결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90km로 볼트EV 주행성능(380km)을 뛰어넘는다. 판매가격은 4600만원(예상가)부터 시작한다.

한국지엠이 오는 3월 인도 예정인 볼트EV는 가격 대비 가치를 높인 엔트리 모델 LT와 LT 디럭스를 새롭게 추가, 총 3개의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4558~4779만원대로 환경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지원 받으면 3000만원 미만으로 구입 가능하다.

만약 코나EV가 모든 인증 절차를 거치더라도 출시 시점이 볼트EV보다 늦어질 경우 실질적인 보조금 혜택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코나EV는 인증 절차와 출시가, 볼트EV는 차량 인도 시기가 각각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출시되는 전기차 중 정부의 최대 지원금을 받는 차종은 쉐보레 볼트EV와 현대차 코나 EV일 것"이라며 "두 모델 중 얼마나 빨리, 얼마나 좋은 성능의 전기차를 내놓느냐가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국고 보조금 공모를 내달 초부터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구매 희망자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전기차 홈페이지를 통해 각 지자체별 보조금 공모 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