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해 정제마진 하락…화학부문 영업이익 비중 증가
수급 빠듯해 제품 가격 높게 형성…집중 투자로 수익성 개선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유업계가 올해도 화학부문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 3조2343억원 중 42.5%, 영업이익 1조4625억원을 기록한 에쓰오일의 경우에는 화학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23.3%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19.9%, 13.7%인 매출 비중 대비 10%이상 높은 것으로,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중 19.8%가 화학부문에서 발생하는 등 역시 영업이익에서 화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화재로 일부 설비가 가동중단돼 화학부문 영업이익 및 전체 영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사진=에쓰오일


업계는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공급이 불안정해 설비 증가에도 수급이 빠듯해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최근 미국 산유량 증가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원가 부담 하락으로 인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화학부문 투자 증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0년까지 화학·배터리부문에 10조원을 투자한다. 

배터리부문은 서산 배터리 2공장 생산설비 4개를 증설하고 헝가리 생산공장 신설 및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생산설비 2개 증설이 예고됐다.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해 에틸렌 아크릴산(EAA)·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 인수를 비롯한 M&A를 통해 고부가 화학사업을 확대한 바 있다.

   
▲ 충남 대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는 2016년 비정유사업 강화 프로젝트팀인 '위디아'를 출범시키고 중국·체코·멕시코 및 경남 진주 등 국내외에 복합수지 생산거점을 두고 있으며, 5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전남 여수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이 올 상반기에 상업가동을 시작한다.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를 건설 중인 에쓰오일은 올 상반기에 완공되는 이들 설비를 통해 폴리올레핀(PP)와 폴리프로필렌(PO) 등 화학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종합 에너지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석유화학사와 합작법인을 설립, 화학부문 비중을 늘리고 있다.

OCI와 함께 2600억원을 투자해 만든 현대OCI 카본블랙 생산공장은 올 상반기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 카본블랙 생산량 5만톤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는 지난해 11월 혼합자일렌 제조사업을 합작 추진하고 있으며, 납사분해설비(NCC)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부문의 전망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5달러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적신호가 켜진 정유부문과 대조를 이룬다"면서 "화학부문과 윤활기유부문을 비롯한 비정유부문 확대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한 업황 변화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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