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가정용 LED 양산 후 기술력 보강
서울반도체 등 시장 선도…부품·대기업도 속속
2000년대 후반 전세계에 백열전구 퇴출령이 내려지면서 LED 조명시장의 역사가 본격화 됐다. 고효율 에너지·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정책에 따라 블루오션이 된 LED 시장은 중국의 대량생산·저가 판매 공략과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 저하에도 성장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국내만 해도 시장 규모가 올해부터 매년 18%씩 성장해 오는 2020년까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성장률은 ICT(정보통신기술)와의 융합에 따라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미디어펜은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변천중인 LED 시장의 과거와 미래를 4회 시리즈로 집중 조망한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환경 정책을 떠나 LED가 형광등과 백열전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은 2000년대 초반부터 널리 퍼져왔다.

당시 업계는 발광효율과 에너지효율, 수명 등을 극대화하면 미래 조명 산업을 LED가 독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큰 문제인 휘도(밝기 정도) 기술력만 극복하면 응용제품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다.

2001년 금호전기는 백열전구 소켓에 꽂을 수 있는 가정용 LED를 양산했다. 그해 연말 파워버스페이스, 이에스티 등 다수의 중소기업도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빌딩과 테마파크의 외관조명, 상업용 광고판과 공공 표지판 등에만 물건을 납품하는 일이 많았다.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LED 조명의 밝기는 실내 조명으로 보편화된 형광등 5분의 1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상용화되기란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 방식이라면 간접조명(무드등·수면등 등)으로 쓸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컸다.

실제 LED 조명 산업이 신사업으로 부상하던 2000년대 초반 출시된 제품의 대부분은 간접조명 등으로 출시됐던 상황이다.

조명업체였던 KDT는 업계 최초로 2006년 12월 현대건설이 시공한 서울시 성수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거실에 LED 조명을 공급하는 수주 계약을 따냈지만 이 또한 간접조명에 불과했다.

한국광산진흥회 관계자는 "LED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지만 빛의 양이 백열전구보다 낮은 한계가 컸다"면서 "백열전구의 빛의 양이 60W라면 LED는 10W로 동일한 밝기를 낼 수 있는 기술력이 없는 게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다.

   
▲ 대진디엠피가 2006년 11월 선보임 LED 조명 엑스레즈 시리즈의 모습/사진=대진디엠피

밝기 기술력에 대한 업계의 고민은 정부의 LED 조명 보급 정책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06년 산업통상자원부가 2015년까지 전체 조명시장의 30%를 LED로 대체하는 'LED 조명 15/30 보급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업계의 기술 개발 속도는 가속화 됐다.

이 중심에는 국내 LED 대표 기업인 서울반도체의 역할이 컸다. 서울반도체는 2004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LED 조명을 세계 2번째로 개발하면서 국산화 시켰던 기업이다.

당시 개발된 제품은 밝기가 백열등보다 어두워 자동차나 건물 등에서만 쓰였지만 2006년 11월 단일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밝은 빛인 240lm를 발하는 LED 조명을 출시하면서 휘도 개선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이후 서울반도체는 2007년 1월 은백색 LED 조명인 아르리치 등을 선보인 뒤 기존 제품보다 밝기를 더 높이는 데 주력했고 2007년 9월 단일 패키지로선 업계 최고 수준인 400루멘(lm)대의 밝기 내는 LED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LED 조명 제품들은 주거 조명에서부터 자동차 헤드라이트, 건축 조명, 작업용 헤드라이트, 가로등, 토치 조명, 캠핑, 간판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LED 조명 사업의 성장은 중소기업의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2006년 연간 실적에서 서울반도체는 1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이 LED 조명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주로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아나선 부품업체와 대기업이 대부분이었다.

2007년 1월 컴퓨터수치제어 기기 및 광고용 패널 전문업체였던 화우테크놀로지는 LED 조명 '루미시트램프' 개발하고 조명 시장에 진출했다.

같은해 5월 성일텔레콤(현 애피밸리)은 LED 소자 전문업체 에피밸리와 인수해 신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6월에는 비에스이홀딩스가 LED 업체인 이츠웰 경영권을 인수, LCD 백라이트유닛 업체였던 엔하이테크는 계열사였던 엔텐LED에 1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7월에는  종합 전자·디스플레이 부품업체였던 우영이 자기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 진출했다.

대기업으로서는 삼성전기의 움직임이 가파랐다.

삼성전기는 2007년 5월 LED 조명시장에 진출해 그해 11월 동남아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삼성전기는 자매결연 맺은 강원도 화천 토고미 마을에 LED 가로등을 기증하거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조명체험관 등을 개관하는 등 사업에 적극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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