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 승인 얻어야...추진 동력 크게 저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그룹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롯데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지주회사 완성, 호텔롯데 상장, 대규모 투자 계획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대규모 투자 등을 진행해 왔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 물러나게 되면서 한국 롯데는 경영 현안에 대해 일본 롯데 이사회에 보고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됐다. 

21일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 회장이 표명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임 건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일본법 상 이사회 자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 롯데홀딩스의 대표권을 반납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기소 시 유죄판결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기소될 경우 해임하는 것이 관행이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의 의견과 당사 경영 방향 등에 대한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신 회장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롯데홀딩스는 현재 공동 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한국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공식 출범하며 계열사들을 롯데지주에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신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으로 인해, 일본 롯데 지분이 많은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은 롯데지주에 편입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또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만약 일본 롯데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반대한다면 상장이 취소될 수도 있다. 

한국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같은 투자건도 지연되거나 추진을 아예 못할 수도 있다. 일본 롯데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룹의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원 롯데'를 이끄는 수장의 역할을 해온 신 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지속되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롯데는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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