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생산 업체 증가…'치킨게임'으로 수익성 악화
2011년 태양광 이후 거품 붕괴…고객사 줄도산 재연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해 전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이 100GW를 넘어설 전망이고, 국내에서도 태양광발전을 위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오히려 구조조정을 이어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이 증가하면서 참여업체들이 증가, '치킨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탈원전 기조가 축소되고 있어 향후 수요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OCI와 한화케미칼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중국·미국·말레이시아 등의 생산량이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OCI는 지난해 7월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해 생산력을 연 5만2000톤에서 6만6000톤까지 늘렸다. 올 3분기에는 추가로 3000톤을 늘릴 계획이며, 최근 열린 투자자미팅(IR)에서는 2만톤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 업체들은 각각 4~5만톤 신규 증설 및 2만톤 규모 공장 재가동을 예고,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 한화큐셀 태양광 패널/사진=한화큐셀


저번주 1kg 당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 대비 0.67% 하락한 16.21달러였으며, 2주 전에도 1.63% 하락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18.83달러에 비하면 7%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1달러 가량만 떨어져도 손익분기점인 14~15달러에 다다르게 된다.

업계는 지난 2011년 태양광 붐이 일자 생산설비를 대폭 늘렸다가 가격 하락 및 거품 붕괴로 고객사들이 줄도산, 사전 계약이 해지되면서 실적에 치명타를 입었던 것을 근거로 이번에도 치킨게임 끝에 업계 전반적으로 찬바람을 맞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정밀화학·SKC·현대중공업 등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지속, 수익성 악화를 대비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12월 폴리실리콘 제조·판매업체인 SMP가 파산선고를 받아 관계법령에 따라 파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이 미국 선에디슨과 1대 1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인 SMP는 설립 이래 매년 적자를 냈으며, 2014년에는 보유 지분 25%를 선에디슨에 매각했다.

이후 선에디슨이 2016년 파산보호를 신청, 매수채권 회수 불능에 빠지면서 회생절차 및 매각 등을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롯데정밀화학이 2016년 SMP로 인해 입은 손실은 1160억 규모로 알려졌다.

   
▲ 태양광 모듈 가격 동향/자료=한국수출입은행


SKC는 2011년 설립한 미국 조지아 공장이 고객사 파산으로 주문이 끊기고 2016년 129억원의 순손실을 입자 지난해 가동을 중단했으며, 지난해 말 공장을 정리했다.

SKC의 자회사인 SKC솔믹스 역시 2016년 말 웅진에너지에 태양광 사업부문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12월 비주력 사업 매각 및 정리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독일 아반시스와 합작해 세운 현대아반시스 지분 50%를 140여억원에 아반시스에 넘겼다.

충북 청주시 오창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자본금 2000억원으로 시작했지만 매출을 전혀 내지 못하는 등 현대중공업에 손실만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GS그룹의 에너지 업체인 GS E&R △SK실트론 △삼성SDI 등의 업체들도 공장 매각·태양전지 생산 중단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사업에서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태양광 패널 세이프가드 조치로 향후 수출 차질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며 "2~3년 동안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 및 후발 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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