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100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해빙무드로 들어선 남북관계와 사회 전반에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 운동이 선거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먼저 여당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빙무드를 이어가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야권은 남북관계를 포함한 안보 이슈를 100일 앞으로 다가 온 선거 당일까지 가져가며 보수 결집에 나서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치권은 최근 남북관계의 변화상을 두고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측면을 부각하는 등 평가가 확연히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이어 북미대화도 물꼬가 터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하고, 우원식 원내대표도 "남북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소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말하는 등 '평화'에 초점을 맞춰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대북 화해국면은 친북좌파 정권과 북한 정권의 화해국면이지, 국민과의 화해국면이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휘말리면 북핵 문제도 해결 못 한 채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평화 무드가 무르익으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실제 영향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여권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반론이 섞여 있다.

우선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위기의식이 완화하고 나아가 핵동결이나 폐기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경우 문재인 정부의 공이 부각하면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여권이 북한 변수를 잘 관리해 한반도 해빙 무드를 진전시킨다면 득표전에 도움이 되겠지만 오히려 남북간 갈등이 노출되는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악재가 되는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북한 문제가 부각되면 보수층 결집을 불러와 여권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 1월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연극, 출판, 음악 등 예술계 전반으로 확산한 미투 운동의 충격파는 조만간 정치권에도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미투 운동을 통해 불거진 성범죄의 핵심은 개인의 일탈이나 특정 직업군의 문제가 아니라 그릇된 조직 내 권력관계에서 시작됐다는 데 있다. 권력 암투의 정점으로 꼽히는 정치권은 과거부터 각종 성추문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정치권이 미투 운동에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6·13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야는 앞다퉈 성범죄 연루 인사에 대한 공천을 원천 배제한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성폭력·성매매 등의 경력에 대해서는 기소유예까지 포함해 예외 없이 부적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성폭력 기소자에 대해서는 후보자 신청 자체를 불허한다는 기준을 세워놨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나 공천위원회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혹 제기 자체만으로 이미 공천 절차를 마친 후보자를 교체하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정치권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르는 남북관계와 미투 운동이 이번 지방선거를 좌우하는 큰 변수로 작용 할 것"이라며 "하지만 잘 못 사용할 경우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오후 평창 진부역에 도착, 출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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