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I지수 2000까지 상승기대 불구 컨선운임 주춤
현대상선 등 해운사, 실적개선효과 '제한적'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해운시황의 척도인 벌크선(건화물선) 운임이 최근 상승함에도 불구, 컨테이너선 운임이 주춤하자 국내 주요 해운사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비율이 훨씬 높은 업체들은 우려하고 있는 반면 벌크선 비중이 많은 업체들은 실적 개선을 점치는 모양새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제 벌크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일 현재 지난달 동기 대비 112포인트(10.2%) 상승한 1207을 기록했다. 2016년 3월 기준 335에서 1년 후인 2017년 3월 904로 급등한 뒤 올 들어서도 2월 중순경인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을 제외하고 모두 1110선을 유지했다.

   
▲ 사진=팬오션 제공


특히 철광석과 석탄 등을 실어나르는 케이프사이즈선 운임지수(BCI)는 지난달 12일 1824의 고점을 경신한 후 200포인트 가량 떨어진 상황에서 최근 상승세로 전환했다. BCI지수는 2일 기준으로 현재 1592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벌크선 운임 상승은 최근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의 재고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환경규제의 일환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저품위 철광석과 석탄 사용을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올 2분기까지 BDI지수가 최고 2000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대비 중국의 철광석 및 석탄 수입이 대폭 증가한데다 올해 신조선 인도량의 감소로 수급여건 또한 회복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BDI 상승에 따른 영업환경 개선이 국내 벌크선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팬오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대한해운 역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29% 증가한 101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중국 춘절 이후 수요가 줄면서 가장 수익이 높은 미주 노선 운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현재 상해발 운임지수 SCFI는 854.19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7.5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국내 주요 해운사들은 컨테이너선의 비율이 훨씬 높은 상황에서 이같은 업황에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매출액의 65%가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나오며, 벌크 부문은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BDI 상승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주춤한 데에는 선주들의 초대형선박 인도에 따른 공급압력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주 항로의 경우, 계절적으로 물동량이 줄어드는 5월에 서비스 계약운임을 확정하기 전 얼마만큼 선복조절을 통해 운임을 방어할 지가 미지수가 될 전망이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물동량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 아시아-유럽 항로는 운임이 상승한 반면 아시아-북미 항로는 운임이 하락했다"며 "아시아 역내항로 또한 중국 춘절이 끝나면서 물동량 감소로 일제히 운임이 내렸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건화물선의 운임지수는 통상 3분기가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이 기간까지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는 탄력을 잃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황 불균형은 선사들의 수급 균형이 달성되는 시점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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