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삼류정치' 대기업 존재하는 한 계속 될까
정치, 경제 위해 존재…'군림'하라고 있는 것 아니야
   
▲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선대인 용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0일 "에버랜드 인근 땅이 지난 25년 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갑자기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변동을 보였다"는 '음모론'을 들고 나왔다. 삼성이 "땅값마저 마음대로 주물렀다"는 거다.

이 자극적인 폭로는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기정사실인 양 널리 퍼졌다. 사실여부는 법이 판단해주는 것임에도 여론은 이미 '삼성은 나쁘다'로 형성된 것 같다. 식상하고 지겹고 촌스럽다. 더 악몽인 건 이토록 촌스러운 삼류 정치가 대기업이 존재하는 한 계속 되리라는 사실이다. 두 남자는 지금 뿌듯할까.

삼성이 그렇게 나쁜 기업이고 그토록 미워 죽겠다면 '용인에서 에버랜드를 없애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 굳이 용인이 아니더라도 에버랜드를 환영하는 지역은 많을 테니, 미우면 다른 지역으로 넘기란 얘기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어마어마한 에버랜드지만 '나쁜 삼성'의 에버렌드 아닌가. 그렇게 나쁘다면 차라리 없애버려라. 

그래야 두 남자의 말에 진정성이 실린다. 만약 '없애기까지 하는 것은 좀 그렇고' 곁에 두고 괴롭힐 요량이라면 어제의 기자회견은 '위선'에 불과하다.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삼성을 희생양 삼은 것이라는 걸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삼성에 '가진 자의 횡포'라는 프레임을 씌어 유권자의 분노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아니었다면 당장 실천에 옮기시라.

   
▲ 에버랜드에서 물총 싸움을 하고 있는 아이들./사진=에버랜드 제공


물론 에버랜드가 빠진 용인은 지금의 용인이 아니라는 걸 선대인 예비후보도 알고 있을 것이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건 선출직 공무원이나 관료가 아니다. 어떤 기업을 유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지역 경쟁력이 좌우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전라북도 군산시를 보면 알 수 있다. GM 하나 빠지려고 하자 지역 전체가 휘청한다. 그곳은 지금 일자리도 없고 활력도 없다.

선대인 용인시장 예비후보는 지금 '땅값이 이랬네 저랬네' 음모론을 펼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삼성은 용인의 경제 사정을 생각해주지 않아도 된다. 에버랜드의 발전을 위해 애쓴 것이 용인의 발전이라는 부가가치로 탄생한 것뿐, 그게 꼭 용인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용인시는 입장이 다르다. 에버랜드가 없다면 용인은 더 이상 그 용인이 아니다. 아직 모르겠나?

물론 에버랜드가 잘나간다고 해서 삼성이 대한민국 땅값을 좌우 할 수는 없다. 땅값 산정은 국토부나 지자체 등 행정기관에서 결정하는 거다. 그리고 땅값이 올라간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땅값이 상승하면 보유세도 증가해 경영 부담만 가중된다. 때문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땅값을 올렸다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

정치는 소인배들의 밥그릇 싸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을 괴롭혀 경제를 망가뜨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정의'랍시고 기업을 향해 칼 휘두르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은 지금껏 없었다. 대한민국 경제를 망가뜨리려는 정치인을 잘 식별해야 한다. 그러려면 유권자가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경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군림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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