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 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변화…석유 수입액 감소
지난 30여년간 항모 2척 배치 등에 매년 3000억달러 이상 소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할 때, 옳은 일이며 이미 해결했어야 할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6일 중동국가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것에 대해 터키와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다수의 중동국가 및 서방국가들도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유엔(UN) 결의안에 찬성표를 행사하는 국가들에게 원조 삭감 등을 들어 위협한 바 있다.

이는 지난 60여년간 중동 석유를 수입해온 미국이 셰일오일의 본격적 시추로 중동 의존도가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09년 이래 가장 적은 일일 98만8000배럴만을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인한다는 내용의 '예루살렘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MBN 캡처


미국은 지난 30여년간 호르무제 해협과 수에즈운하 인근 지역을 안정시켜 석유를 원활하게 수입하기 위해 항공모함 2척을 상시 배치시키는 등 매년 300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비를 소요했을 뿐 아니라 만약을 대비해 필요량 외에도 전략비축유를 마련하는 등 중동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셰일오일의 채산성 향상 등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는 등 에너지 수출량이 수입량을 상회하는 순수출국이 되면서 이제는 중동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 필요치 않은 것은 물론 중동 산유국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셰일가스와 원유를 합한 생산량은 2016년 대비 50만배럴 증가한 일일 930만 배럴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수출량 역시 55만배럴 가량 증가한 110만배럴로 나타났다.

올해는 생산량이 일일 1040만배럴로 증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를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계 경기 회복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 미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프리포트 액화천연가스(LNG)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셰일업계의 기술개발 및 원가절감 이전에는 손익분기점이 높아 산유국들이 생산량 증가를 통한 가격 하락으로 경쟁하는 '치킨게임'을 벌여 200개 이상의 미국 업체가 도산하고 중동 산유국 역시 500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그러나 '2차 셰일혁명'으로 셰일오일 채산성이 향상되면서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향후 20달러 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존 산유국들이 재정악화 등으로 추가적인 치킨게임을 벌이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에너지 전쟁의 승자는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는 115억7000만톤의 셰일오일·가스가 매장된 것을 비롯해 미국이 각각 200년·100년 사용가능한 원유와 가스가 매장됐다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설명했다.

이를 시추하기 위해서는 지하 3㎞ 암반층에 파이프를 투입한 뒤 'ㄴ'자 형태로 파이프를 펼쳐 물·화학물질·모래 등을 혼합한 고압의 액체를 바위에 분사, 석유와 가스를 분해하는 '프래킹' 공법이 활용된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