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6.5% 상승…경쟁국 대비 낮은 수준
노동력 및 자원 풍부…지속적 경제성장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석유화학·정유·섬유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 및 돌파구 마련을 위해 아세안 지역 제1의 투자대상국인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은 오는 2020년까지 11.5%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최저임금 16.4%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건비 부담 증가가 확실시되면서 섬유업체들은 노동력이 풍부하지만 중국 인건비 3분의 1수준만 부담하면 되는 베트남 진출 확대 혹은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인구 9600만명 중 절반 가량은 젊은 층으로, 평균 연령이 30.8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저임금을 6.5% 올리기로 했지만,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인상폭이 적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미얀마의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대비 33% 급등했으며, 캄보디아아와 인도네시아 역시 각각 11.1%, 8.7% 가량 인상이 예고됐다. 

업계는 정부와 노동계의 협상으로 최저임금이 오른 이들 국가의 경우를 볼 때 유력 노조인 '말레이시아 노동조합회의'가 최저임금 80% 인상을 주장한 말레이시아 역시 최저임금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역시 노동계가 13%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 관계자는 "섬유업체를 중심으로 베트남 공장 증설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달에 문의한 업체만 30여개로,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 효성 베트남 스판덱스 공장에서 한 직원이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의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효성그룹


석유화학·정유업체들은 베트남이 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 설립시 법인세 4년간 면제, 9년간 절반 면제 및 필요시 인프라 구축 등 친기업적인 행보를 보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매장량의 0.27%에 달하는 44억배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원유를 비롯해 천연가스·석탄·고무 등의 자원이 풍부한 것도 강점이다.

LG화학은 호치민 공장에서 연간 4만톤의 디옥틸프탈레이트(DDP)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하이퐁시 트란두 공업지대 내 편광판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정수기업체인 코리함과 가정용 수처리 필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처리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2007년 호치민 인근에 법인을 설립해 지금까지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해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19일 베트남 패션기업인 패션스타와 협업해 스판덱스 섬유인 '크레오라'와 폴리에스터 섬유인 '아스킨' 등 자사의 원사를 적용한 스포츠웨어 라인을 론칭했다.

바리아붕따우성과 꽝남성을 비롯한 지역에 폴리프로필렌(PP)·탈수소화 공정 시설·액화석유가스(LPG) 시설 투자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엔 조현준 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나 섬유·화학·중공업 등 전 사업분야 글로벌 복합생산기지 구축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 (왼쪽 두번째부터) 김종훈 사외이사·하윤경 사외이사·차진석 재무본부장 등 SK이노베이션 이사진이 베트남 '15-1광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다보스포럼 등에서 푹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인들을 만나 화학·에너지 분야 파트너십 구축에 대해 협의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산업 현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15-1' 광구를 비롯한 베트남 지역에서 현재까지 5억2700억달러 규모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신규 광구탐사 참여 및 생산광구 지분 추가취득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경우를 볼 때 베트남 역시 정부가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연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소득수준의 증가 등으로 매년 10% 이상의 소비성장률을 보이는 등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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