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나홀로 세일즈' 종료 전망
한전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 한수원 전 산업기술진흥원장 유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구약성서'에는 이집트에서 나온 히브리인이 아말렉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모세가 손을 들면 히브리인에게, 손을 내리면 아말렉에게 유리한 전황이 전개되자 아론과 훌이 옆에서 모세의 손을 받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군분투했던 해외 원전 수주에도 아론과 훌이 나타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은 각각 다음달 10일과 말경에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조환익 전 사장과 이관섭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됐으며, 이에 따라 백 장관이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돌며 '나홀로 세일즈'를 전개한 바 있다.

한전 사장 후보에는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과 변준연 전 한전 부사장 등 2명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 'APR 1400' 모형도/사진=한국수력원자력


행정고시 17회 출신인 김 회장은 1951년생으로 대구상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거쳐 미 인디애나 대학교 경제학 석·박사 및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등의 학위를 취득했으며, 노무현 정권에서 산업자원부 제1차관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SK하이닉스 사장 및 한국지멘스 회장 등을 역임, 관료조직 및 민간기업을 두루 거친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변 전 부사장은 한전 원자력사업처장·해외사업본부장·원전수출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UAE 바라카 원전 수주에도 관여, 국내외에서 탈원전 및 원전 수주를 이끌 수 있는 인사로 알려졌다.

업계는 한전 주총에서 산업은행과 정부가 각각 32.9%와 18.2%의 주식을 보유해 정부의 결정이 한전 사장을 결정하겠지만, 한전이 지난해 4분기 12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김 회장 취임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수원 사장에는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고시 26회 출신인 정 전 원장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핀란드 헬싱키대 대학원 정책학 석사·일본 사이타마대 경영학 석사 등의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산업부 대변인·기획조정실장·산업경제실장·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추진력를 갖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신산업 추진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한편 한전KPS의 경우 주요 후보자들이 이달 말 예정된 퇴직 공직자 취업승인·취업제한 여부 확인심사 등을 거쳐야해 지난 21일 개최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대상기관에서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관의 주총에서 사장 후보가 결정되면 백 장관의 제청 및 대통령의 동의를 통해 신임 사장이 선출되면 정부의 원전 수주 노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미국 등 경쟁국이 정부차원에서 원전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의 우수성이 검증된 만큼 이번 사장 선임으로 체코·사우디 원전 수주 전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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