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업계 저승사자로 불리던 인물이 고작 2주 만에 몰이 당하는 토끼 신세로 전락했다.

김기식의 금융감독원장 취임으로 벌벌 떨던 금융업계는 한숨을 돌렸다. 

연이은 금감원장 쇼크에 금감원은 금융개혁은커녕, 사태 수습에만 진땀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

‘김기식’이란 이름은 연일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사퇴 찬성 여론은 50%가 넘어섰다. 야당은 총공세를 퍼붓고 있으며, 검찰에서도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성 출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여기에 정치자금 셀프 후원 논란까지 가세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김기식 관련 의혹에 금감원은 해명자료를 배포하기 바쁘다. 

금감원은 일을 해야한다. 해결해야 할 각종 금융 정책과 개혁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금감원장을 위해 해명자료를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낼 시간에 일을 해야만 한다.

청와대와 여당 역시 김기식 감싸기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시간도 부족하다.

금감원장의 자리는 그만큼 무겁다. 작은 흠결에도 온 세상이 뒤집어질 듯 총공세를 받는 자리다. 그러니 고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결한 듯 보이기라도 해야한다. 

금감원장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은 단순히 금감원장의 자리만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향후 금감원의 피감기관을 향한 단죄의 목소리도 발목을 잡을 것이다.

‘쟤네는 더 심했어’라는 유치한 끌어들이기는 이 싸움에선 온당치 않다. 김 원장은 더 이상 참여연대 소속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니기 때문이다. 금감원장은 그러면 안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자각해야 한다. 본인은 토사구팽 당하는 사냥개가 아닌 애초에 호랑이 굴에 들어갈 수 없던 흠 많은 토끼였던 것을.

이젠 금감원과 청와대, 여당이 김기식 감싸기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김 원장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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