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규태 기자]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2018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많은 한국인들이 종전 선언을 원할텐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다면 세계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북미 회담을 앞둔 미국인들 상당수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전망'을 주제로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이 토론한 자리에서 김지윤 선임연구위원은 "이번과 같은 정상회담은 실패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평화냐 종전이냐에 대한 얘기도 있지만 이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평화협정이나 종전협정은 정치적 수사이고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평화로 이어지는 첫 단추"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선임연구위원은 "종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면 대단히 의미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협정에 반드시 미국이 참여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며 "평화협정 체결에는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해야 하는 등 굉장히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정전협정을 무시하고 평화협정을 맺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불리할 수도 있다"며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김준형 교수는 "아직 합의가 되어있지 않아 우리가 정확히 모른다는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매우 독특한 사례"라며 "남북이 내일 합의한다 해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러한 합의가 어느 수준으로 이루어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하나의 패키지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비핵화나 평화 정착,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그 수준이 어느정도 될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핵심이 될 것이고 로드맵 작성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종전 협정과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종전 관련 성명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의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가 회담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교수는 남북-북미 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경찰 역할, 문 대통령이 좋은 경찰 역할을 분담한 것 같다"며 "역할분담과 시점이 매우 좋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가 김정은을 핵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면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는 "북한이 핵국가라는 점은 팩트이고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가 북한 정권 정통성이나 국제사회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을 그리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다만 란코프 교수는 이날 "북한은 지금까지 핵을 개발하고 ICBM 등 발사체도 늘려왔다"며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보지만 관리는 가능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지윤 선임연구위원 또한 이와 관련해 "(이번 남북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미국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는 것만으로도 북한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한다고 여겨 북미 회담을 전격 개최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2018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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