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LG전자·LG화학·산업부·한수원 등 사회적기업 지원 지속
수익성 낮아 지원금 끊길시 휴·폐업 속출…산업 생태계 악영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사회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 전문가인 사회적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포럼'(GEEF)에서 "사회적기업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이 분야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는 사모펀드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기업 전문 사모 투자신탁 1호'를 SK행복나눔재단 및 KEB하나은행과 결성하고, 10년 안에 사회적기업 10만개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자동차용 가죽시트 및 에어백 천 등을 업사이클링 하는 전문업체인 '모어댄'을 지원하고 충청북도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사회적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 사회적기업 모어댄 대표가 김동연 부총리(오른쪽)에게 가방을 전달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LG화학과 LG전자도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8회 LG소셜펠로우 페스티벌'을 개최, 법인설립 3년 미만의 스타팅 그룹인 사회적경제 기업 8개사에 각각 2000만원씩의 자금을 전달하고 내년 성과심사를 통해 추가적인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양 사는 지난 2011년부터 총 130억원을 투입해 금융지원·생산성 향상 컨설팅·인재육성 및 네트워킹·사무공간 지원 등 사회적기업을 돕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각각 135억원 규모의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 사업'과 '사회적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제품 구매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민관이 사회적경제 기업을 돕기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자생력이 낮아 정부지원금 및 기업지원금이 끊어질 경우 휴·폐업하거나 관련 인증을 반납하는 등 사업의 지속성에서 문제가 있어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이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를 갚지 못하는 일명 '좀비기업'을 양산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유형별로 담당부처가 달라 △자활기업 △예비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인증 등을 거치면서 지원금을 수령하는 등 사회적 가치 제고가 아닌 훼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왼쪽부터) 배상호 LG전자 노조위원장·이충학 부사장·안병옥 환경부 차관·박준성 LG화학 상무·김종각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기획관리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친환경 분야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LG전자


이에 대해 사회적경제 기업의 폐업률은 일반사업자 및 법인보다 낮다는 반론이 있지만, 이는 경영난을 겪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건비 및 사회보험료 지원 등으로 연명하기 때문이라는 반박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15년말 기준 사회적경제 기업 1506개사 중 42.2%에 달하는 업체가 인건비의 절반도 벌지 못했으며, 노무 및 회계규정 등을 지키지 않아 적발된 업체도 절반에 육박하는 등 부실 뿐만 아니라 탈법운영도 지적됐다.

또한 2011년 평균 매출액이 2007년 대비 9.2% 감소하는 동안 당기순이익은 87.5% 줄어드는 등 지원금이 끊어질 경우 수익성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원인으로는 견실한 사업계획을 세우는 대신 지원금 수령 목적으로 인증자격을 비롯한 구색만 갖춘 곳이 많으며, 한 번 인증을 획득하면 그 효력이 유지돼 지원금이 지급돼 휴·폐업시기가 미뤄지는 것에서 이유를 찾는다.

좀비기업 자산이 10%포인트 증가할 경우 정상기업의 고용증가율 및 투자율이 각각 0.53%포인트·0.18%포인트 감소한다는 KDI의 연구결과를 감안할 때 공익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은 관련 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관련 민관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