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디럭스' 사기 위해 밤새 긴 줄...합리적 가격과 제품, 디자인으로 1020세대에 어필, 명품 브랜드도 러브콜
   
▲ 휠라레이 이미지./사진=휠라코리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한때 '아재 브랜드'로 알려졌던 휠라가 다시 젊은 브랜드로 태어났다. 1020세대들은 휠라의 '코트 디럭스'를 사기 위해 밤새 줄을 서고 휠라의 로고를 전면에 배치한 반팔 티셔츠를 입으면 '패션 좀 아는' 사람이 됐다. 패션 브랜드들 중 리뉴얼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 성공한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죽었던 패션 브랜드가 살아나기란 어렵다는 점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2조5303억원의 매출액과 217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대비 매출은 162%나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742%나 급증했다. 별도 기준(내수)으로도 지난해 342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1.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992년 론칭한 휠라는 한때 3040에게 인기를 끌면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와 경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브랜드 관리를 게을리 하면서 '노후화'가 진행됐고 자연스레 올드한 브랜드로 전락해갔다.  

그러던 휠라는 2016년 3040세대가 주 고객층이었던 브랜드를 1020세대가 찾는 브랜드로 변화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2015년 윤근창 대표이사는 휠라 USA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미국 턴어라운드 성공 경험을 국내 시장에 맞게 접목하며 대대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리뉴얼 작업을 준비, 진두지휘했다. 

윤근창 대표 미국 턴어라운드 성공 경험 한국에서 리뉴얼 진두지휘

1020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게 되다보니, 휠라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소싱력을 강화해 생산 단가를 낮춰 그만큼 그 혜택을 고객에게 돌리기로 한 것이다. 해외 직구가 필요 없을 정도로 해외와 같은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해 젊은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말 100만족 판매고를 올리며 화제가 된 이후 현재 130만족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코트 디럭스'를 필두로 최근 국내 어글리슈즈 트렌드를 리드 중인 '디스럽터2', '휠라레이'까지 휠라는 꾸준히 1020세대들에게 주목받는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이미지로 탈바꿈, '화려한 부활', '제2의 전성기'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새로이 거듭났다"며 "극대화된 브랜드의 가치를 젊은 소비자들이 적극 수용하게 되자, 휠라는 그야말로 이 시대 가장 핫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휠라의 성공 요인으로는 ▲소싱력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가격 정책 ▲홀세일(도매형태) 유통채널 병행 전략 ▲100년 이상의 헤리티지(자산) 강화한 제품 전략 ▲글로벌 콜라보(협업) 및 1020대상 쌍방 커뮤니케이션 강화 마케팅 전략 등을 꼽을 수 있다.

합리적 가격에 제품과 디자인 1020에 먹혀...100년 이상의 디자인 헤리티지

먼저 휠라는 주요 고객층인 1020세대의 소비 행태에 맞춰 소싱력을 기반으로 주요 아이템 가격을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6만9000원에 책정한 코트디럭스를 필두로, 5만9000원의 휠라 레이 등 디자인과 품질력까지 갖춘 아이템이 가격 합리성까지 갖추니 자연스레 젊은 소비자들을 움직였다.  

여기에 기존 백화점과 대리점 위주의 리테일(소매) 방식만을 고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폴더나 ABC마트, 슈마커 등 도매 채널 유통도 병행하기로 한 전략 또한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6년 11월에는 '홀세일 본부'를 신설해 도매 유통채널 영업 전략을 강화했다. 1020세대가 많이 모이는 무신사와 같은 편집숍에서 휠라 신발을 판매함으로써 제품 홍보도 병행했다.

아울러 100년 이상된 이탈리아 브랜드라는 헤리티지를 살려 상품 전략을 펼쳤다. 특히 과거 등장했던 디자인을 일관되게 유지하거나, 시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에 현대적 감성을 덧입혀 새로이 출시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것이 테니스화를 본뜬 '코트 디럭스' 신발로, 2016년 9월 첫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130만족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휠라의 대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테니스는 이탈리아 비엘라 지방에서 탄생한 휠라 브랜드 100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 종목이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복고풍 어글리 슈즈 트렌드를 이끌었던 '디스럽터2'가 현재 90만족, 그리고 '휠라 레이' 신발이 15만족 등의 판매고를 올리며 히트아이템을 연이어 탄생시키고 있다. 

펩시, 펜디 등과의 콜라보

한편 휠라는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다. 러시아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를 시작으로 미국 셀렉트숍 브랜드 얼반 아웃피터스, 최근에는 펜디와의 협업까지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성사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뉴욕 디자이너 바하 이스트, 제프 스테이플, 음료 브랜드 펩시, 일본 셀렉트숍 브랜드 해브어굿타임, 메이크업 브랜드 베네피트, 포켓몬, 츄파춥스 등까지 다양한 콜라보 아이템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고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점차 높아지고 있는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만족하실 수 있을 만큼 트렌디한 디자인,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