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누적 평균치 기준으로 ℓ당 157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8월(1544.49원) 이후 무려 34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말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잇따라 감산에 나선데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협상 파기,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조정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제품 가격에 연동되는 싱가포르 거래소의 제품 가격이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은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상승에 편승해 지나치게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올 1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250억원으로 전분기(5093억원)에 비해 36.1% 쪼그라들었다. 1년 전(4540억원)에 비해서도 28.3%나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326억원으로, 1년 전(229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전분기(3036억원)보다는 23.4% 줄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전분기에 비해 각각 70.5%와 66.0% 줄어들었다.

이런 동반부진에 대해 업계에선, 정유업체의 실적 가늠자로 여겨지는 '정제 마진'이 약세를 보인 탓이라고 설명했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 값을 뺀 정유사의 실제 마진을 의미한다. 정제 마진은 올해 1분기 배럴당 평균 7.0달러로, 작년 3분기 8.3달러와 4분기 7.2달러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

한편, 관련 업계에선 이처럼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의 등락이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직접 연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