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규제 관련 갑작스런 발표, 순기능보단 부작용 초래할 것"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중금리대출 경쟁이 빠르면 올해 3분기부터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을 올해 4분기부터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 사진=미디어펜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여전사의 가계부채 총량규제 권고 내용에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외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용등급 4등급 이하 대출자에 연 16.5% 이하 금리로 대출을 내줄 경우 중금리 대출로 보고 총량규제에서 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저축은행들이 총량 규제를 준수하느라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그동안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중금리대출에 더 많이 뛰어들 것”이라며 “3분기부터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가 활발해지면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이미지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고금리 인하 등 악재를 겪고 있던 카드업계서도 중금리대출 상품에 더욱 눈독을 들이며 관련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여전업계의 민간 중금리대출 잔액 규모는 지난해 1조150억원으로 저축은행(8847억원)이나 은행(3355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취급 규모도 2016년 3799억원에서 지난해 1조3330억원으로 전체 금융업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여전업계는 중금리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중금리 대출을 포함한 일반대출 규모가 2016년 5563억원에서 지난해 1조5627억원으로 늘렸다. 올해 1분기엔 이미 4333억원을 취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기준 각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상품으론 △롯데카드 ‘롯데카드 신용대출’ △BC카드 ‘가맹점파트너스대출’ △삼성카드 ‘프라임론’ △신한카드 ‘MF일반대출’ △우리카드 ‘우리카드 신용대출’ △KB국민카드 ‘이지론플러스’ 등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상품 기준에 맞게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을 손볼 것”이라며 “다만 기존 카드론보다 낮은 금리의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서 모든 업계가 고민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3분기엔 상품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완화 정책을 마냥 낙관적으로만 전망하진 않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경제대학장·경영대학원장은 “금융권 사이 중금리대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여전업계의 경우 카드사를 중심으로 중금리대출상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금리대출이 확대되면 중소서민의 금융확대라는 순기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급속하게 올라가는 등 가계부채의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련 규제가 시장에 연착륙이 되도록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갑작스런 발표는 금융권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순기능보단 부작용을 많이 발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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