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임한 코사카 타케시 영어도 할줄 몰라...폐쇄적 유니클로 문화, 글로벌 3위 시장 한국에 관심은 있는지
   
▲ 지난 31일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 열린 유니클로 리조트웨어 컬렉션 행사에서 코사카 타케시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가운데)가 참석했다. 사진 오른쪽은 행사에 참석한 모델 장윤주./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저희 대표님은 영어를 할 줄 모르세요. 한국에서는 통역사가 통역해주고 일본어를 사용하세요."

지난 31일 저녁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만난 코사카 타케시 에프알엘코리아(한국 유니클로) 대표이사에게 인사를 하려하자 정주현 유니클로 마케팅 매니저가 기자를 막아서며 한 말이다.

이날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는 유니클로와 디자이너 토마스 마이어가 협업한 첫 리조트웨어 컬렉션 행사가 진행됐다. 특정인들을 초청해 패션쇼를 선보이고 정식 판매를 하기도 전에 10% 할인에 프리쇼핑(Pre-shopping) 기회도 줬다. 

특히 이날 패션쇼에서는 코사카 타케시 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9월 한국에 부임한 코사카 타케시 대표는 언론에 얼굴이 공개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다. 한국 유니클로는 코사카 타케시 대표가 선임될 때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을 정도다. 

그런 베일에 가려져 있던 코사카 타케시 대표를 직접 만나니 반가웠고 올 하반기 한국에 진출하는 유니클로의 서브 브랜드 지유(GU)에 대해 궁금한 점도 있어 영어로 인사를 건넸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라고 홍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유니클로의 한국 대표가 한국어는커녕, 영어도 못한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영어를 못해도 해외 지사의 대표이사로도 갈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떤 탁월한 능력이 있었기에 영어도 못하는 사람이 대표이사가 됐을까. 한국 유니클로 직원들도 사내에서 일본어로 근무를 한다는 것일까. 주변에 물어봐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한국 유니클로 측은 직원들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고 전해왔다. 코스카 타케시 대표는 통역사가 있어 직원들이 한국어나 영어로 말해도 일본어로 전달 받는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홍성호 롯데쇼핑 전무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어 한국 사업에는 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해왔다. 

하지만 한 기업이 다른 국가에 진출하거나 사업을 전개할 때는 그 나라에 대한 언어나 문화적 리서치는 기본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대표이사로 다른 국가를 가더라도, 부임한 국가의 언어, 문화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이지 않나. 

하지만 지난해 9월 한국에 부임한 코사카 타케시 대표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유니클로 본사에 있어 한국 시장은 일본과 중국 다음으로 큰 세계 3위 시장이 아닌가. 그런 큰 시장에 한국어는커녕 영어도 못하는 사람이 대표이사로 왔다는게 이해하기 어렵다. 

글로벌 주류기업 에이비(AB)인베브 소속의 오비맥주는 대표이사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한층 더 친화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방식인 셈이다. 

최근 한국에 부임한 브라질 태생의 브루노 코센티노 오비맥주 사장도 취임 이후 작명소를 통해 '고동우'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 외에도 한국에 진출한 많은 외국인 기업 대표들은 최소한 한국어 인사말 정도는 배우려 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패션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일본 현지에서도 '폐쇄성'이 짙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유니클로가 한국에 진출할 때부터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 이미지가 제품이나 광고에 사용되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고 '독도 명칭을 다케시마로 바꾸자'는 '다케시마 캠페인' 후원 기업이라는 루머가 돌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물론 유니클로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3위 시장인 한국 유니클로의 대표가 한국어는커녕 영어도 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일본 우익단체 지원까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국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