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취항으로 운임 10만~20만원 낮아져
러시아항공 지난달 일부좌석 운임 내리기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노선의 항공요금 파괴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로는 최초로 취항한 데 이어 올초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인천·대구발 노선에 속속 취항하면서 항공사들이 최저운임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인천~블라디보스톡 구간을 주7회에서 주10회로 증편했다.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톡 노선에 취항한 이후 수 차례 증편을 거쳐 온 제주항공은 이 노선에 현재 주 10회로 가장 많은 운항편을 유지하고 있다. 

   
▲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노선의 항공요금 파괴 바람이 거세다. 사진은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블라디보스톡 노선을 증편한 이유는 탑승 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의 최근 3개월(4~6월)간 인천~블라디보스톡 노선 탑승률은 85%에 달한다. 

실제 7월 첫 주 기준 제주항공의 블라디보스톡 구간 항공권은 왕복 30만원대의 할인운임으로 판매되고 있다. 순수항공운임은 25만원으로 같은기간 일본 도쿄(나리타) 노선운임과 동일하다. 

올 4월부터 대구에서 블라디보스톡 노선에 취항한 티웨이항공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대구~블라디보스톡 노선 최근 3개월(4~6월) 월 평균 탑승률은 89%로 현재 90%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수기에 돌입하는 7월부터는 탑승률 95%를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첫 주 기준으로 대구~블라디보스톡 운임을 편도 최저 4만원(특가운임)에 판매하고 있다. 왕복 항공권은 15만3260원으로 인천과 러시아를 오가는 왕복 항공편 5개사, 총 25회 가운데 가장 싼 값이다. 티웨이항공은 대구~하바로프스크 노선 취항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15일 인천~블라디보스톡 구간에 취항한 이스타항공도 같은 기간 편도 10만원대 최저 운임을 제공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1일부터 인천~블라디보스톡 구간을 주3회에서 주6회(화요일 제외) 스케쥴로 편성할 방침이다.

국내 LCC들의 블라디보스톡 노선 최저 운임은 이달 들어 30만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기존 러시아 국적기인 S7항공과 아에로플로트가 2015년 인천발 구간을 개설한 직후 평균운임은 75만원부터 최대 100만원에 육박했다. 성수기에는 이보다 10만∼20만원 비싸진다.

그러나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항공운임을 낮추면서 기존 항공사도 할인 경쟁에 가세했다. 아에로플로트러시아항공은 지난 한 달간 인천-블라디보스톡 구간 일부 클래스 운임을 평균 40만원대로 낮췄다. 가장 저렴한 좌석의 경우 편도운임을 1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러시아 노선의 성장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국적사들의 러시아 노선 운항편수는 3068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2547편) 보다 20.5%가량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러시아 노선 취항을 통해 동남아 등 타국을 여행하려는 러시아 여행객의 환승수요도 공략할 수도 있다. 겨울철의 경우 한국-러시아 노선의 탑승객 가운데 80%가량이 동남아 등 따뜻한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구간에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가 늘어나고 있어 항공권 운임 할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싼 항공권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항공권 최저가 경쟁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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