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최저가 한계선 깨질 가능성 커...유니클로 시장 일부 잠식할 수도 있어
   
▲ 올 가을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하는 지유 매장 조감도./사진=에프알엘코리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990엔 청바지' 등으로 유명한 일본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가 올 가을 한국에 상륙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 패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만약 지유가 유니클로 처럼 인기를 끌게 된다면 또 한 번 패션 시장의 최저가 한계선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패션 생태계 시장에도 큰 변화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또 한편 지유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한다면 같은 회사 브랜드이자 비슷한 콘셉트인 유니클로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내부 잠식 효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의 지유가 올 가을 한국에 본격 진출한다. 1호 매장은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이 될 예정이다. 향후 추가 매장 오픈도 롯데 유통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은 지유를 비롯해 유니클로와 띠어리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는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에서 맡는다. 에프알엘코리아는 패스트리테일링 51%, 롯데쇼핑 49%의 출자비율을 지니고 있다.

2006년 절대 저가격을 모토로 설립된 지유는 '더 자유롭게 입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유는 일본어로 자유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격대는 유니클로보다 15~20% 정도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니클로보다 더 단기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지유는 일본에서는 약 370개의 점포와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홍콩, 대만에 이어 한국이 아시아 진출 4번째 국가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지유가 한국 패션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유니클로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패션 생태계 기반이 취약한 국내 패션업계가 크게 흔들렸던 것처럼 지유로 인해 또 다시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의 기반은 선진국처럼 탄탄하거나 다양하지 않은데 유니클로가 저가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크게 위축된 측면이 크다"며 "유니클로에 이어 지유까지 한국시장에 들어오면서 또 다시 패션의 최저가 한계선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지유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고 유니클로의 시장을 일부 잠식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니클로의 고객층과 지유의 고객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니클로가 기능성을 강조하고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 등을 진행하며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는 있지만 어차피 SPA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지유가 유니클로보다 더 저렴하고 단기적인 트렌드를 선보인다 하더라도 카니발라이제이션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유의 가격이 유니클로보다 낮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SPA보다 낮은 가격대의 상품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라며 "국내에서 만약 지유가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상품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유니클로의 시장을 일부 잠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유가 단지 저렴한 가격이라는 게 끝이라면, 이슈몰이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유니클로와 지유의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에 대해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에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