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에어부산 싱가포르 노선 취항 기대
"제5 자유운수권 확보 무산땐 변수로 작용"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토교통부가 내달 싱가포르 정부와 항공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노선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싱가포르는 인천 외에도 부산 출발 노선 개설에 강한 의지를 보인 상황이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이 취항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싱가포르항공청과 내달 2~3일 서울에서 항공회담을 열어 한국과 싱가포르 간 항공편 횟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음달  싱가포르 교통부 관계자들과 서울에서 항공회담을 열고 부산~싱가포르 직항 노선 개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당국은 이번 회담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이번 회담의 주요 안건은 인천발 싱가포르 노선의 추가 슬롯 개방과 지방발 신규 노선 개설 등이다. 현재 한-싱가포르 간 하늘길은 인천~싱가포르 1개 노선으로 국적사(26.6단위)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외항사(22단위)로는 싱가포르항공과 스쿠트항공이 각각 운항 중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운수권 개정이 이뤄질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아시아나보다 많은 주18회를 운항하고 있는데다 아시아나가 싱가포르항공과 같은 스타얼라이언스 동맹체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우위를 점할거라는 해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LCC 자회사들도 인천·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추가 운수권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이후 한국과 싱가포르 간 항공수요가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고, 지난 2014~2016년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총 40회의 부정기편을 운항할 때도 거의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성이 입증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에서 직항을 이용할 경우 6시간 정도면 이동할 수 이지만 부산의 경우 대부분 인천공항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컸다“며 ”부산 지역 항공사 취항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싱가포르가 제5 자유운수권(싱가포르~인천~미주 노선)을 우리 정부에 요구할 경우 국적사 점유율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싱가포르가 자국 항공사 이익만 높일 수 있어 결국 국적사가 설 자리를 잃을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싱가포르 노선에 정통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제3·제4 자유 운수권 보다는 제5 자유운수권을 통해 미주 이원권을 취득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만약 운수권이 확대될 경우 싱가포르 직항은 부산이 가져갈 확률이 높지만 싱가포르발 인천을 거쳐 미주로 향하는 이원권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이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 가운데 싱가포르까지 비행할 수 있는 항공기를 보유한 곳이 진에어(B777-200ER·항속거리 1만2610㎞) 외에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LCC들이 보유중인 보잉737-800은 항속거리가 5436km 수준으로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 등 지역을 운항할 수 없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내년 하반기부터 6510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하는 보잉737 맥스를, 에어부산은 A321-네오 항공기를 도입하는 점도 이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싱가포르 노선 운항 확대가 국제선 영토 확장을 노리는 LCC들의 신규 운수권 확보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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