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소위원회와 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했다. 비대위는 소위를 통해 공천제도를 정비하고 당헌·당규까지도 손볼 계획이다. 지금껏 공천을 둘러싼 한국당 내 계파갈등과 내홍이 깊었던 만큼 소위 활동과 공천제도 논의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다음주부터는 소위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이번주 안에 마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의 틀은 다 만들어졌고 이번주 내에 소위에 들어올 분들을 확정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비대위는 산하에 4개의 소위와 1개의 특위를 두기로 했다. 배현진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가칭 △정책·대안정당 소위 △열린·투명정당 소위 △시스템·정치개혁 소위 △좌표·가치 재정립 소위 등 4개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청년 특위에는 외부인사가 참여한다고도 했다.

소위 가운데 '시스템·정치개혁 소위'에서는 공천제도에 관한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비대위원중 한 명인 김종석 의원은 지난달 31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 직후 관련한 물음에 "정치개혁 소위가 공천제도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오는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비대위의) 목적"이라고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도 공천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적청산은) 단순히 인물 교체로는 안 된다. 인물 교체를 위한 기준이 먼저 설정돼야 한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같은 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시스템을 이대로 놔두고 어물쩍 넘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대위가 공천제도를 기존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꾸려는 논의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당헌 제105조에 따르면 공천은 크게 당내 경선과 단수 후보자 추천, 우선추천제도 등 3가지로 나뉘지만 '당내 경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상 전략공천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계파와 세력이 공천제도를 독식하면서 당 내 잡음도 많았던 상황.

비대위 준비위원장을 역임했던 안상수 의원은 지난달 27일 미디어펜 인터뷰에서 "지도부와 가까운 사람을 공천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배제하는 역사는 단절돼야 한다"며 "상향식 공천을 당헌·당규로 정한다면 '얼마나 지지를 받느냐'로 공천의 패러다임이 변하게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공천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당 내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상향식 공천의 종착점인 '오픈 프라이머리'로 가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공천제도를 바꾸려면 당헌·당규를 손봐야 하는데 의원들의 동의를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시스템·정치개혁 소위에서 공천제도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천제도 개편안이라는 게 방법이 몇가지 없긴 하지만 다음주부터 가동되는 소위에서 제대로 이야기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