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방식 영상 인식 기술 보유 '스트라드비젼'에 80억원 투자
車·보행자·도로 표지판 인식 세계적 기술력…스타트업과 협력.시너지 강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모비스가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분야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분야 경쟁력 있는 전문 업체들과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 전문 회사로 거듭날 방침이다.

   
▲ 현대모비스가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분야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22일 최근 자율주행 분야 센서 기술 확보를 위해 딥러닝 기반 카메라영상 인식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80억원이다.

이번 지분 투자의 목적은 안전한 자율주행시스템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고도의 카메라 인식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또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상호 협력은 상생의 의미도 크다. 신생 벤처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 육성과 시장 진입이 한층 수월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 양승욱 부사장은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심천 등에서 인공지능 음성인식, 생체 인식, 로봇 제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올 1월부터 미래차 혁신 기술을 확보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담조직을 구축하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등의 업무를 진행해 왔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센서를 오는 2020년까지 독자 개발한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미 독일 레이더 전문사인 SMS, ASTYX社와 자율주행차의 360도를 감지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 분야에서는 딥러닝 방식의 카메라 기술을 확보해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계획이다.

◇딥러닝 영상 인식 분야 기술력 우수…표지판 문자 인식도 가능

스트라드비젼은 딥러닝 방식을 활용해 차량이나 보행자를 식별하고 도로 표지판 문자(텍스트)까지 인식하는 소프트웨어(SW)를 핵심 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IT회사로 전체 직원 중 대부분이 석, 박사급 SW 전문 엔지니어들이다.

최근 IT분야를 중심으로 많이 알려진 딥러닝(심층학습; Deep Learning)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유사 패턴을 발견해 정확하고 빠르게 분류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차량과 보행자, 사람과 동물 등 사물의 실체를 정확히 판독하는데 활용된다.

스트라드비젼이 가진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성능은 현재 전방 인식 카메라 분야 글로벌 TOP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딥러닝 기반 대상 인식(Object Detection) 기술은 원거리는 물론 오버랩(겹침 현상)하는 물체까지 정확히 식별해 내는 능력이 우수하다. 운전자 전방에 상대 차량과 보행자, 보행자와 자전거 등이 겹치더라도 이를 정확히 구분해 안전 주행 정보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카메라 영상에 잡히는 차량의 이동 패턴과 보행자의 자세 등을 읽어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딥러닝 영상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국내외 다른 업체들에 비해 차량에 최적화된 고효율 알고리즘(연산) 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스트라드비젼은 이미지에 포함된 텍스트를 빠르게 읽는 방법, 데이터 고속 병행처리, 검출 정확도 향상 기술 등 관련 분야에서 14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10건은 미국에서 등록했다. 

◇레이더 이어 카메라까지 독자 기술 확보..'딥러닝'으로 퀀텀 점프

현대모비스는 오랜 시간 숙련된 인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 전문 부품사로 이번 스트라드비젼과 기술 시너지를 통해 딥러닝 카메라 인식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레이더에 이어 카메라 분야에서도 독자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정점(頂點)인 딥러닝 방식에 주목해 자율주행 센서 분야 기술 선점에 나선다.

자율주행시스템에서 전방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대신해 차량, 차선, 보행자, 표지판 등을 판독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나 레이저 스캔 방식으로 장애물과 지형을 감지하는 라이더 센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사고 없는 안전한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 고성능 카메라 인식 기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 딥러닝 방식의 영상 인식은 축적한 데이터를 기계가 학습해 정답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인식 기술은 사람이 영상에 찍힌 각종 데이터의 특징을 일일이 지정해 프로그램 상에 입력하면 기계가 일치 여부를 판단해 정보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차량 앞으로 모자를 쓴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고 하자. 기존 방식은 카메라 프로그램에 모자 쓴 사람의 특징이 정확히 주입돼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카메라는 이 장면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딥러닝은 모자 쓴 사람에 대한 1:1 정보가 없어도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해(스스로 학습) 이 정보를 사람으로 분류해 낸다. 처리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진화한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딥러닝의 능력이 사람 눈의 성능과 유사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정확도를 가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딥러닝 방식을 활용한 영상 인식 분야는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을 상용화한 업체는 없으며 상용화까지는 4~5년 정도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모비스는 딥러닝을 활용한 카메라 기술을 조속히 확보해시장 선점과 기술 경쟁력 우위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Strategy Analytics(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는 자율주행 센서 시장이 2016년 74억 달러에서 2021년 208억 달러로 연평균 23%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카메라 센서 시장은 16년 27억 달러에서 2021년 79억 5천만 달러로 3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자율주행 센서 시장에서 카메라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DAS설계실장 황재호 이사는 "딥러닝은 전방 인식 카메라 분야 시장 판도를 바꿀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며 "오는 2020년을 목표로 딥러닝 기반 카메라를 개발해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의 독자 기술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최근 서산주행시험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자율주행 센서 등 미래차 핵심 기술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 투자비를 2021년까지 핵심부품 매출 대비 10%로 늘리고 자율주행 자율주행 연구 인력도 현재 600명에서 1000명 이상으로 확충한다.

또 자율주행, 커넥티비 등 미래차 핵심 기술에 특화한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우수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해 현재 800명 수준인 소프트웨어 설계 인원을 2025년까지 4천명 수준으로 대규모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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