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법인 인가 절차 막바지…12월 개소식 예상
김도진 행장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꿈 이루나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IBK기업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인가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올해 12월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해 현지 금융당국과 막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종 인가에 앞서 현지 당국의 요청에 따라 기업은행의 건전성과 과거 제재 사항 등을 토대로 인가 적격성 여부를 판단했고 양국 간의 협의가 사실상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올해 12월 현지 법인이 개소식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해 인수한 2곳 은행의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면서 최종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며 "현지 당국과의 협의 과정은 거의 끝났고 올해 12월쯤 개소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은 현지 규정에 따라 인도네시아 법인을 세우기 위해 기존에 인수했던 소형 은행 2곳의 M&A를 모두 마친 상태다. 지난해 11월 조건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아그리스(Agris) 은행과 올해 4월 추가로 사들인 미트라니아가(Mitraniaga) 은행을 합치는 절차를 모두 끝냈다.

국내 금융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선 반드시 2곳 이상의 은행을 인수해야 한다. 현지 규정에 따라 은행 지분 소유 한도가 최대 40%에 불과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두 곳을 합병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해외 금융사들의 현지 진출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진입 장벽을 높이고자 이같은 규정을 내세웠다. 자국 내 부실 금융사나 소형 은행을 인수하는 금융사에만 실질적으로 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것이다.

해외 자본에 부실 금융사 매각 시 현지 당국 입장에선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내 금융사 또한 기존에 현지 금융사들이 구축해놓은 영업망을 그대로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영업 구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표 사례로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에 이어 2016년 인수한 센트럴내셔널은행(CNB)를 인수한 뒤 그해 12월 통합은행 '신한인도네시아은행(BSI)'을 출범시켰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수라바야 등에서 약 60개에 달하는 채널망을 확보했고 영업 시작 1년 만에 자산 10조5000억루피아(한화 약8022억원)를 달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에서도 법인 신청이 많아지면서 신규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추세"라며 "부실 금융사 인수 시 단기적으론 불안해 보여도 국내 금융사가 들어가 자본을 투입하고 정상화 해버리면 한 번에 영업망이 구축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인수한 아그리스 은행의 경우 현지에서만 23개 영업망을 가진 외환거래 라이선스 보유 금융사다. 자카르타에 위치한 미트라니아가 은행도 1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법인 출범 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 수익 비중을 전체 수익의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이번 법인 설립에 거는 기대가 크다.

'新 남방정책'에 호응해 일찌감치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 시중은행의 경우 올해에만 글로벌 순이익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은행권의 실적에서 글로벌 순익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상반기 글로벌 순익은 5272억원을 넘어섰다. 2015~2017년 간 연 평균으로는 7658억원의 실적을 내 평균 당기순익 5조4000억원 대비 14.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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