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조금 축소, 배터리·디스플레이 흔들…
미국과 무역분쟁 격화, ICT 5G 시장 기회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사업에서 우리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무역 갈등, 자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등이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기업에게는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동시에 기술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다가오면서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IFA 2018의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요 업체의 실적이 급감하고, 생산을 줄이는 제조사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파산까지 선언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 3위 옵티멈나노 에너지는 회전자금 부족을 이유로 앞으로 6개월 동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난징 인롱 뉴에너지는 지난달 생산설비가 압류됐고, 루그로우는 지난달 말 파산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과 경쟁하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사정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CATL은 최근 중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BYD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2%가 감소했다.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영난이 가시화 되면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IT향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도 자국 정부 보조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BOE와 CSOT 등은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에 투자하는 등 ‘디스플레이 치킨게임’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LCD 분야의 보조금을 줄이면서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BOE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6%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수 년간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은 보조금 및 지원정책을 통해 LCD(디스플레이) 설비투자의 90%를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부터는 중국 LCD 설비투자 보조금이 기존대비 5분의 1로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관람객들이 IFA 2018에서 첫 공개된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한편 미국에서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와 ZTE의 제품을 정부 및 공공기관에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이 10월 발효되면서 5세대(5G) 통신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5G 네트워크 장비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흐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 AT&T, T모바일, 일본 KDI 등과 5G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5G 기지국 장비를 공개하고,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시연하기도 했다. 5G 네트워크 보급을 서두르고 있는 주요 선진시장이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중국 장비를 배제 할 경우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달 ‘4대 미래 성장사업’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칩셋·단말·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도해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정책 방향과 대미 협상 등 시장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 기업이 주요 고객사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투자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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