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량 주도 미관세폭탄 대응 급선무, 지배구조 개편 연착륙해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근 수석그룹부회장으로 그룹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젊은 3세 총수가 보다 그룹경영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 1999년 그룹에 새내기로 입사한 후 19년만에 그룹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현대차 기아차만이 아니라 철강 금융 건설 등 그룹전반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팔순을 바라보는 정몽구회장의 건강을 감안하면 정수석부회장의 승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정회장이 명예회장 등으로 조만간 퇴진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대차그룹은 3세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이양됐다. 정회장을 보필했던 원로들의 퇴진과 젊은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도 불가피해졌다. 

현대차는 정수석 부회장체제를 맞아 당면한 국내외 과제를 보다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800만대 생산 판매하는 세계5위 자동차그룹으로 부상했다. 최근엔 내우외환의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내적으론 엘리엇 등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에 맞서는 것이 중요해졌다. 정수석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엘리엇의 1차 공격에 고배를 마셨다.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이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제투자자문사인 ISS가 엘리엇의 반대입장에 동조한 것이 합병일정에 차질을 빚게 했다. 국민연금마저 ISS의 눈치를 보면서 산하 지배구조 산하기관을 통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엘리엇은 2차로 현대차를 압박중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부문은 현대차에 넘기고, 모듈과 부품은 글로비스와 합치라고 요구했다. 구조개편논의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주주배당확대, 계열사 이사회 독립성강화등도 빼놓지 않았다. 엘리엇이 도를 넘은 요구를 한 셈이다. 현대차가 이번에도 밀리면 지배구조 개편은 심각한 차질을 빚는다.

공정위 등 문재인정부의 전방위적인 지배구조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응하는 것도 핵심과제다. 문재인정부들어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들은 미래먹거리 투자 일자리창출 등 본연의 경영활동보다는 서슬퍼런 재벌개혁에서 살아남는 게 급선무가 되고 있다.    

   
▲ 현대차가 정의선 3세경영체제로 전환됐다. 정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계기로 자동차와 금융 철강 건설 등 그룹경영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급진적인 재벌개혁과 지배구조규제에 대응하고, 미국의 관세폭탄과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찬횐경차량 주도권을 잡는 게 중요해졌다. 그룹경영진의 세대교체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 되고 있다. /현대차 제공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개발과 자율주행차시장에서 글로벌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래차를 개발, 시장선점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차의 사활이 걸린 핵심이슈다.

매출의 80%이상 차지하는 해외시장의 파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사드보복으로 판매가 반토막났다가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행정부의 자동차고율관세폭탄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트럼프행정부는 수입차에 대해 최대25%의 관세폭탄을 추진중이다. 정수석부회장은 미국정부등과 협상을 위해 문재인대통령의 평양수행을 미루고 미국으로 날아갔다.

올들어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632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1%나 감소했다.

정수석은 지난 20여년간 경영성과를 보여줬다. 기아차를 맡아 독일의 최고의 디자이너를 영입해서 디자인 혁신을 이끌었다. 현대차 최고경영자로 옮긴 후에는 품질경영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라인업을 일궈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 기아차 현대차브랜드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90년대이전까지 싸구려브랜드였던 현대차 기아차가 프리미엄차인 제네시스와 함께 1~3위를 싹쓸이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미국언론도 이젠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가 품질과 디자인에서 현대차를 배워야 하는 단계가 됐다고 훈수하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품질에 관한한 현대차가 독일 일본경쟁사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정몽구회장과 정수석부회장의 강력한 품질경영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시대를 대비한 외국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데도 적극 나섰다. 글로벌경영감각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 현대차의 미래비전과 신차개발전략등을 직접 브리핑해온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아우디 폭스바겐그룹과 수소전기자동차 동맹(FCEV)을 체결한 것도 돋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그룹과의 동맹으로 글로벌 수소차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생산성 향상과 미래친환경 차량개발 등에서 혁신을 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정수석부회장은 젊은 리더답게 현대차의 미래성장동력을 스피디하게 추진해야 한다. 철밥통 노조의 개혁도 이끌어내야 한다. 현대차 노조가 만년 파업집단으로 전락하면 생산성향상과 가격경쟁력은 일본 독일경쟁사에 비해 갈수록 뒤쳐질 것이다.

도요타처럼 60년이상 노사화합 무파업선언을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긴요하다.  국민들은 노조의 파업놀음에 신물을 내고 있다. 국민들이 최근 현대차를 기피하고 수입차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도 귀족노조의 고임파파티에 분노하는 측면이 강하다.

정수석부회장의 전면 등장을 계기로 그룹경영진의 과감한 세대교체도 필요하다. 스피드경영과 미래형 차량선점을 위한 글로벌경영, 미래먹거리경영, 지배구조 개편 등 국내외 거센 도전과제를 헤쳐가려면 정수석부회장과 호흡이 맞는 젊은 경영인의 전진배치가 중요하다.

재계는 이미 40~50대 젊은 총수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이 와병중인 부친 이건희회장을 대신에 그룹총수가 됐다. 구광모 LG회장도 부친 구본무회장의 타계로 41세에 그룹총수로 부상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젊은 재계리더들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4대그룹이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정수석의 과감한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기대한다.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가 정수석부회장의 리더십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회장도 정수석부회장의 보폭과 행동반경을 더욱 넓혀줘야 한다. 그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급변하는 자동차시장과 문재인정부의 재벌개혁, 대북경협 등에서 현대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위해선 리더십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