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서 장기임차한 보잉747기종...기령 18년 '임차계약 종료' 앞둬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특별수행단이 18일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참석차 북한을 방문 중인 가운데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 대통령의 전용기는 ‘공군 1호기’ 또는 ‘코드 원’으로 불린다. 대한항공이 소유하던 2001년식 보잉 747-400 기종을 빌린 것으로, 기존 400석 규모인 좌석을 200여 석 규모로 개조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전세기인 셈이다. 

   
▲ 18일 오전 문대통령이 평양을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관계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공동취재단


출발지는 항시 군 비행장… 대한항공이 정비 맡아

대통령 전용기는 공군에서 관리 유지하므로 관리부대는 기밀로 유지된다. 정비는 공군의 감독 하에 대한항공이 맡고 있어 정비 때는 항시 김포공항 내 격납고에 주기된다. 

전용기는 인천공항이 아닌 공군 비행장이 있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뜨고 내린다. 이날 오전 8시55분께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북으로 출발했다.

공군 1호기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한국 공군과 대한항공이 협력해 운용하는데 훈련 및 임무 비행의 세부 사항 조율, 비행 중 통제는 공군 제35비행전대 작전과에서, 기장과 부기장, 정비 및 관리는 대한항공이 담당하고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보잉747-400 기종 약 20여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비교적 최근 도입된 기재도 있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해당 항공기를 입찰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잉 747-400은 대한항공이 국내 처음으로 퍼스트클래스를 도입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모델로, 지난 1997년 도입 직후 대한항공이 ‘모닝캄 클래스’를 만들어 서울-뉴욕 노선을주 2회 운항하기 시작했다. 기체 길이 70.67m, 날개 길이 64.92m, 높이 19.51m로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중 두번째로 큰 대형기다. 운항 속도는 912km/h이며 최대 운항거리는 1만2162km에 달한다. 

   
▲ 대한항공 보잉 747-400 기내 좌석 배치도. 대통령 전세기는 내부를 개조해 사용한다.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실내 공간은 대통령 내외가 머무는 공간, 공식 수행원과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등 이 머무는 공간을 비롯해 각종 시설이 들어간다.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는 승무원은 정비사, 조리사, 간호사 등 20~30명에 달한다. 

이날 오전 북한으로 출발한 전용기에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민주당 이해찬·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이상 정당)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특별수행원단도 함께 전용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운용하는 비행기는 1호기 외에도 2호기(B737-38Z) 3호기(VCN-235) 5호기(BCN-235)가 있다. 1호기를 제외하고 전용 헬기 3대까지 포함해 모두 정부 가 소유하고 있다.

2020년 계약만료...전용기 구매? 계약연장?

공군 1호기의 임대 만료 기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아 전용기 구매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는 한 대뿐이다. 

김영삼 정부까지는 대한항공이 대통령 순방을 위한 전세기를 맡아 제공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교대로 이용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두 항공사가 번갈아 전세기를 제공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대한항공을 전용기로 임차했다.

현 공군 1호기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월 정부가 대한항공과 5년간 1157억원에 임차 계약을 맺고 그해 4월 첫 비행을 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2014년)때 2020년 3월까지 계약 기간을 5년 더 연장해 사용 중이다.

한반도 주변 강국들은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하고 있다. 미국은 1990년에 인도된 현재의 대통령 전용기가 노후화됨에 따라 지난 2015년 전용기를 최신 기종인 보잉 747-8 기종 2대로 바꾸기로 결정해 교체 작업 중이다. 

그러나 교체 비용이 40억 달러(4조6840억원)에 이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2016년 구매 계약을 중단시켰고, 보잉사와 논의 끝에 지난해 8월 파산한 러시아 항공사로부터 해당 기종 2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교체비용을 낮춰 도입했다. 

일본도 오는 2019년부터는 최신형인 777-300ER 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 1993년부터 우리의 전세기와 같은 보잉747-400 2대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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