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5호기 정비 돌입…6기 중 5기 점검
안전규제 강화 및 재고장 등으로 재가동 차질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전이 잇따라 계획예방정비에 돌입하면서 겨울철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는 제12차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이날 오전 10시 한빛 5호기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본부는 오는 11월21일까지 △원자로냉각재 펌프 등 주요기기 △콘크리트 구조물 공극 △격납건물 내부철판 등을 점검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이후 한빛 5호기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정비로 한빛원전 6기 중 6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원전이 정비를 받고 있으며, 6호기 역시 내년 5월부터 정비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3호기 전경./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정비에 따라 한빛원전이 생산 가능한 전력량의 절반 가량이 감소,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는 겨울철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빛원전은 6기 원전 정상가동시 연간 5479만2000M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나, 올해는 2973만9149MWh만 생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 기준으로는 208만7737MWh 정도의 전력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본부는 2호기와 1호기도 오는 11월 원안위의 승인을 받아 재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라면서도 원전정비 및 안전관련 규제 강화로 정비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대한 정비를 신속하게 완료하고 발전을 정상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 4개월을 넘지 않는 원전정비가 최근 4배 이상 길어지고 재가동 직후 문제가 발생해 다시 정비에 들어갔던 다른 원전의 사례로 볼때 한빛 5호기가 예정대로 재가동에 돌입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 신고리 1·2호기 전경/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1월19일부터 1년3개월 넘게 격납건물 라이너 플레이트 부식 점검 및 보수 작업을 진행했던 고리 3호기는 재가동 승인 이후 2주 만에 두 차례나 고장이 났으며, 한빛 3호기도 재가동 4일 만인 지난 4월16일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제어카드에서 결함이 발견돼 또다시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신고리 1호기도 지난 3월11일 1년2개월 가량 정비를 거치고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3개월이 지나지 않아 핵심 부품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리4호기 및 신고리 3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구조물 특별점검과 보수 등에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한빛 4호기 또한 지난해 5월부터 정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겨울에도 정부의 수요예측이 엇나가면서 10차례 급전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볼때 정비기간 연장 및 재고장 등으로 발전 개재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올 겨울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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