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 1개월만 무안공항 연간실적 초과달성...부산발 노선 속속 늘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제주항공이 부산 지역에 노선과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한 에어부산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부산에서 근무할 B737기 경력 기장·부기장 모집 공고를 내고 채용을 진행 중이다. 모집인원은 70명으로, 이미 채용이 완료된 영업직과 객실승무원을 더하면 김해지역 내 제주항공 인력은 최대 150명까지 확충될 전망이다. 

   
▲ 제주항공 B738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


당초 조종사들이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국제선 운항을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장시간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으로 제주항공 조종사들의 근무효율성은 한층 증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항공업계에선 제주항공이 김해공항 내 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는 29일 김해발 중국 옌타이 노선 신규취항으로 부산발 국내·국제선 정기노선이 주 151회로 늘어나는 만큼 인원 확충은 경쟁사 대비 사세 확장의 의미가 클 것이란 해석이다. 

제주항공은 2014년 4월부터 김해공항에 영남영업센터를 운영중이며 2015년 9월에는 객실본부에 부산승원파트를 신설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비행편 만을 위한 객실승무원은 이달 기준 80명이 근무 중이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의 부산 베이스 조종사 채용을 두고 김해공항을 제2 허브공항화 하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삼고 있는 에어부산에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올 1~7월 김해공항 내 점유율은 38%로 취항 항공사 중 가장 높다. 제주항공 점유율은 18%에 달해 대한항공(19.3%)에 이어 3위를 굳히고 있다.

제주항공은 2006년 8월 부산~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운항횟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10월 기준 제주항공은 부산~제주 주58회, 부산~김포를 주7회 운영중이다. 2011년 부산~홍콩 첫 취항후 7년만인 현재 제주항공의 국제선은 태국 방콕·일본·베트남·필리핀·괌·사이판·중국 등 7개지역 12개 노선(옌타이 취항시 주151회)으로 확대됐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4월말 무안국제공항에 국제선 3개 노선을 개설후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취항 첫 달 운항편수는 125편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1만8100여명의 여객을 수송해 무안공항의 연간 국제선 실적(운항편수 102편· 이용객 1만1000여명)을 1개월만에 거뜬히 갈아치웠다. 제주항공은 현재 국내선을 운영중인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이 통합되는 2021년까지 무안공항 점유율 1위를 노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에서 가장 많은 노선(국내선 2개, 국제선 21개)을 운영중이지만 제2, 제3 허브공항을 삼아 진출중인 대구와 울산공항에서 성적이 시원찮다. 대구공항은 LCC 3위 사업자인 티웨이항공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만큼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고, 울산공항은 높은 탑승률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기름저장고 부재, 공항의 잦은 접속 결항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

시장에서는 에어부산이 지역항공사로서 인천공항에 취항하지 못하는 점도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어떻게든 김해공항 슬롯(항공사가 특정한 날짜·시각에 운항하도록 배정된 시간)을 받아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주요 기점에서 모두 커퓨타임(야간운행 제한 시간)이 걸려있어 인천공항 진출이 불가피하나, 그럴 경우 인천에 취항중인 에어서울과의 영역을 침범하게 돼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에어부산 A321-200 항공기./사진=에어부산 제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