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방식 변화 및 신제품 출시 등에 의한 시장 변화 주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자본주의는 결코 정지되거나 변화하지 않을 수 없으며,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없다."

1942년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저술한 조지프 슘페터 전 하버드대 교수는 "자본주의는 본디 '경제적 변화'의 한 형태 또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카고학파와 케인즈주의를 비롯해 경제에 '균형점'이 있다고 보는 정태적 관점에서는 자본과 노동을 투입하고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 최적의 결합(생산함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빵업자가 호두파이를 만드는 경우 투입되는 재료들의 적절합 배합비를 찾아 효율적인 제조법을 사용해 이윤극대화를 도모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며, 누군가 투입 대비 산출량이 가장 많은 제조법을 찾아낸다면 제조법 개선을 위한 시도는 중단된다.

   
▲ 조지프 슘페터 전 하버드대 교슈/사진=위키피디아


그러나 슘페터는 특정한 기업이 기존의 생산방식을 개선하거나 다른 제품을 출시해 이윤을 창출한다면 경쟁업체들도 이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고 이러한 과정에서 경제시스템에 변화가 생기며, 다른 혁신이 이뤄질 경우 이같은 현상이 또다시 발생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경제시스템이 바뀌어 나간다고 설파했다.

포드가 자동차 생산라인에 컨베이어벨트를 도입하면서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다른 기업들이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생산자들이 주어진 제조법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호두 대신 사과를 넣어 자두를 넣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거나 유기농 제품을 넣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요소를 강조하는 등 기업가 정신을 발현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하나가는 것이 자본주의의 실상이라고 본다.

전기차배터리를 예로 들면 현재 니켈과 코발트 및 망간이 각각 8대 1대 1로 들어가는 NCM811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가격변동이 심한 코발트를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한다면 다른 기업들도 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혹은 핵융합발전 등을 이용해 더 효율이 높은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러한 배터리는 매력을 잃고 새로운 제품이 전기차에 탑재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LG화학의 노트북용 저코발트 배터리/사진=LG화학


한편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서 슘페터가 '자본론'의 저자 칼 막스와 달리 점진적으로 사회주의로 이동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에 대한 반론이 나오고 있다.

슘페터 본인이 그런 뉘앙스의 발언을 했지만 '자본주의가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죽어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자본주의가 걸린 것은 암이 아니라 노이로제"라고 반박한 것으로 볼때 진정으로 죽는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여론을 비롯한 요소에 의해 민주주의적 사회주의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들을 걸어 이러한 사회의 실현 여부에 사실상 물음표를 달았다고 부연했다. 

국내 상황에 비춰보면 남북통일이 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좋아지는 가운데 남북한 국내총생산(GDP)이 어느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격차가 좁혀져야 하며, 비핵화를 비롯한 군사적 긴장관계 및 남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완화돼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걸은 셈이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