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포화·인력빼가기 우려...업계 견제속 '사업확장' 가속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광주·전남 지역기반 소형항공사 에어필립의 LCC 시장 신규진입을 놓고 항공업계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필립은 내달 2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한다. 이 회사는 50인승 이하 항공기를 운영하는 소형 항공운송사업자로 지난 6월 30일부터 일부 국내선 노선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 호남 기반의 소형항공사 에어필립이 도입한 소형항공기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에어필립


에어필립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출범 4개월만에 보유 항공기 4대·취항 노선은 6개로 확대됐다. 사업 초기 70억원의 자본으로 출범한 에어필립은 이달까지 총 300억여원의 자본금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는 소형항공기를 노선에 투입 중이지만 LCC 면허 추가 신청 후 전략적 판단하에 LCC들과 마찬가지로 중형 비행기 737-800을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생 항공사가 사업면허 취득후 연달아 항공기 4대 구매계약을 트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최근 항공업계에 조종사·정비사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에어필립이 다른 LCC와 동일한 사업면허를 취득하면 인력 확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예비 신생항공사 에어로K 사례만 보더라도 영업, 객실, 정비파트 임원 모두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출신에다 운용 기종도 겹친다”며 “신생사들이 높은 연봉을 미끼로 인력빼가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다”고 우려했다.

에어필립은 LCC 사업 면허 신청 배경에 대해 "운용 기재의 한계로 사업 확장이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에어필립이 보유한 ERJ-145 항공기는 LCC들의 주력기종(보잉 737-800) 대비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 비행거리)가 짧아 장거리 노선 확대가 사실상 제한됐다. 

소형항공운송사업자는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나 저비용항공사(LCC)와 마찬가지로 국토부 면허를 취득 후 운항하지만 운용 항공기를 50인승으로 제한하고 있어 수송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에어필립의 주장이다. 

에어필립 관계자는 “소형항공사 운송면허로도 국제선 취항과 운항은 가능하지만 항공기 수용인원이 50인승으로 제한돼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항공기를 새로 도입해 더욱 많은 인원을 실어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필립은 다음달 무안~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노선을 시작으로 12월 일본 등 국제선으로 노선을 확장할 방침이다. 

한편 국토부는 내달 초 신규 항공사들의 항공운송 면허 신청을 받고 심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자본금 150억원 이상, 항공기 수 5대 등을 골자로 한다. 에어필립을 비롯해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4파전이 예상된다. 결과는 내년 1분기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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