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 22% 충당
'에너지 종합 기업' 표방…재생에너지 20조 소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정부정책 이행을 위해 본업이 아닌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사실상 사명변경을 위한 초석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한수원은 일부 언론에서 나온 '원자력'을 사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명을 바꾸는 것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직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이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2030년까지 총 7.6GW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는 한수원 총 발전설비 용량의 22% 수준이다.

한수원은 이를 위해 △원전본부 및 양수발전소 유휴부지를 활용한 자체사업 △대규모 육상·수상 태양광 △해상풍력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9조6277억원 가량을 투자할 방침이다.

   
▲ 한수원 경주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해상풍력의 경우 부산 고리와 전북 새만금 외에도 전남 신안·고흥·진도 등에 설비를 건설할 예정으로, 신안 지역에는 300MW 규모 해상풍력 발전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지난 24일에는 경상남도 도청에서 진주시·사천시·거창군 등의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 조합형 태양광 사업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사업은 500MW 이상의 개발 잠재용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대규모 협동조합형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건물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방식 등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6월 경기도 가평군 청평 수력발전소에 영농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올 3월 영농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으로 특허도 취득하는 등 농가참여형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수원이 '에너지신사업처'를 '신재생사업처'로 개편하면서 재생에너지 관련 인력을 40% 확대한 것도 언급되고 있다. 탈원전이 본격화되면 한수원 인력 1만명이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는 가운데 특정 분야 인력을 늘린 것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 신고리 1·2호기 전경/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한수원이 사명변경을 검토한 것은 지난 2011년과 2014년에도 있었으나, 실제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도 "탈원전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수원이 '종합 에너지기업'을 표방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을 늘리는 것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사장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한수원은 과거에는 원전 운영을 통해 '돈 놓고 돈 먹는' 회사였지만, 이제는 자유로운 바다로 가서 먹거리를 골라 먹을 기회가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한수원은 다른 사업을 포함해 총 49조320억원의 사업비를 소요하기로 하면서 15조8363억원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 관련 투자액(7조2764억원) 대비 부족액 비율이 217.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전력공사의 다른 자회사의 비율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남동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동서발전·중부발전은 한수원과 달리 이 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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