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순익 급감은 불가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위원회가 카드 수수료 인하를 못 박으면서 카드업계와 가맹점주들 사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에서 일제히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사의 순익 급감을 전망하며 금융당국의 발표를 넘어선 장외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미디어펜


2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평은 "개편안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감소액은 8000억원 이내로 예상된다"며 "2016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가 약 67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과거 대비 강화된 안이며 수수료 인하 폭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드 이용액 성장 둔화, 금리상승 추세, 국제회계기준(IFRS)9 적용에 따른 대손 부담 확대, 경기 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외부환경도 과거보다 비우호적이어서 카드사들의 단기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사업환경 저하에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통제, 구조조정, 카드대출 확대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총 카드 비용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마케팅 비용 통제 여부가 수익성 대응의 핵심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타 증권사들이 전망한 카드업계 분위기 역시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KB증권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사의 순이익 감소폭이 각 사별로 640억~1830억원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신한카드의 순이익 감소액이 1830억원으로 가장 크고, KB국민카드가 1530억원, 삼성카드 1310억원, 현대카드 1210억원, 우리카드 770억원, 하나카드 710억원, 롯데카드 64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 8% 카드자산 증가와 마케팅비 수수료 감소에 따른 비례적 감축을 가정해 각 카드사들의 내년 순이익 감소폭을 32억~67억원으로 추산했다.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67억원)이었고, 국민카드(46억원), 삼성카드(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내년 순이익 감소 전망치가 32억원과 33억원에 그쳤지만 이는 올해 순이익 추정치의 31%, 29% 수준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카드업계의 어깨가 축 늘어진 반면, 가맹점주들은 이번 금융당국 정책에 대해 쌍수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편의점점주협회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맹점 점주들의 불만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이번 방침을 환영하지만 앞으로 담뱃세 인하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매출 구간에 따른 수수료 인하를 적극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카드 노조는 이번 수수료 개편안이 일방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책 시행 예정일인 내년 1월말까지 노조 측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총파업을 불사한 대정부 투쟁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전국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카드업계 노동조합의)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15만 카드산업 종사자가 참여하는 총파업·총궐기 대회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카드 노동조합과 자영업자들간 합의한 내용은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통한 중소·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며 “같은 을인 카드 노동자들과 24개 자영업 단체들 간 합의된 내용이 이행되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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