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3일 오전 한때 입출금 서비스 등 먹통
이벤트 메시지로 트래픽 초과 의심…정확한 원인은 '글쎄'
거래 먹통 돼도 공지 등 제대로 안돼 소비자만 발 동동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뱅크'가 지난 3일 체크카드 이용 실적 우수자에게 일시에 대량으로 메시지를 보냈다가 입출금 서비스가 중단되는 금융 장애를 빚었다.

시중은행에서는 한번도 일어난 적 없던 사고로 원인과 대응책 등에 대해서는 공지 등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본 소비자들만 답답함을 호소하게 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오전 카카오뱅크에서 입출금 서비스 오류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소식은 장애를 겪은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인 SNS상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글을 남기면서 외부에 알려졌고, 카카오뱅크 측이 뒷수습에 나서면서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된 상태다.

   
▲ 카카오뱅크의 입·출금 거래서비스가 지연됐던 지난 3일 SNS상에 올라온 한 트위터의 글/사진=트위터 화면 캡쳐

이날 사고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체크카드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달성한 고객에게 안내 UMS(앱푸시 및 알림톡)을 대량 발송한 결과 일시적으로 접속량이 증가해 전산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는데 일반 은행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C은행 관계자는 "대용량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할 때 이동통신사에서 발송 건수를 제한하기도 한다"며 "접속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를 대비해 시중은행도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에서 평소 접속량 대비 10배까지는 접속 인원을 설정해 놓고 운영해 이벤트 등으로 장애가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A은행 관계자 또한 "기존에 일반 은행의 경우 고객 수가 많아 문자 마케팅이나 DM 발송을 일시에 보내지 않고 지점별로 나눠 전송하거나 시차를 놓고 발송한다"며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관련 문제가 불거질 수 있겠지만 알림 내용만으로 접속자가 폭주해 거래되지 않았다는 건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사고 직후 금융감독원에 유선과 서면보고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렸는데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 경우 단순 UMS 발송만으로 금융 거래가 마비됐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감독원 내에서도 의아하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감독원 IT총괄팀 관계자는 "UMS로 통신이 집중될 수도 있지만 그 원인이 다른 서비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며 "아직까지 정확한 보고가 들어오지 않아 상황 파악이 어렵지만 여러 상황 가설 시 디도스 공격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은행검사팀 관계자는 "계정계 DB(데이터베이스) Lock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가 왔고 Lock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파악 중인 걸로 안다"며 "락이 걸려 전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보고에는 의아한 부분이 있어 조금 더 살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서비스가 트래픽 초과로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서버 운영·관리에 미흡합이 지적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 출범 직후 일시에 사용자가 몰려 여신(대출) 기능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시간 내 많은 사용자가 접속하다 보니 관계기관의 트래픽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트래픽 이슈는 다양한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앱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동시 접속자 수는 1만 명까지 무리가 없고, 이를 초당으로 계산해 시간대로 환산하면 10만명이 들어와도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안정성 관련) 고객 집중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 재무적 대응 시나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번 사고 대응 때는 그 역할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금융 장애나 사고 발생 시 금융소비자들이 소통할 창구는 오직 고객센터 하나뿐이다. 하지만 이번 장애에서는 고객센터가 그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3일 SNS상에는 카카오뱅크 고객센터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글과 대기인원이 한때 200명 이상에 달한다는 민원성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